결국 경질됐다.
베트남축구협회(VFF)는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열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경기 직후 필립 트루시에 감독과 논의했다. 베트남 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맡았던 트루시에 감독은 베트남과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최근 위기에 빠졌다. 동남아시아 강호로 떠올랐던 기억은 신기루가 됐다. 베트남은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조별리그 F조 최약체인 필리핀에만 승리를 거뒀을 뿐, 나머지 3경기에선 모두 패배하면서 3차 예선 진출 위기에 빠졌다. VFF는 트루시에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베트남 매체들은 트루시에 감독을 비판하고 나섰다. 매체는 “베트남은 트루시에 감독 재임 동안 고난과 실망뿐이었다. FIFA 랭킹이 94위에서 105로 떨어졌는데 이는 몇 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다. 모든 일은 트루시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만에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현실 가능성은 낮지만 트루시에 감독의 후임으로 ‘쌀딩크’ 박항서 전 감독을 다시 데려오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박 전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새 지평을 열었다. 2017년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 올렸다. 5년 동안 지휘봉을 잡으며 눈부신 성과를 냈다. 2018년에는 베트남을 10년 만에 미쓰비시 컵(당시 스즈키 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9년 동남아시안게임(SEA)에서도 60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2020년에도 SEA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 대회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4강 진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 등 아시아 변방이었던 베트남 축구를 성장시켰다. 박 전 감독 체제에서 FIFA 랭킹 100위 안에 진입했다. 베트남 정부로부터 훈장 3개를 받는 등 ‘국빈’ 대접을 받았다.
지휘봉을 내려놓은 후에도 베트남 축구를 위해 애를 썼다. 자신의 이름을 딴 ‘박항서 인터내셔널 풋볼 아카데미’를 출범하며 기본을 다지는 일을 시작했다.
박 전 감독의 연봉, 복귀 의지에 대해서도 분석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팬들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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