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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뜨거웠던 질주 만큼 남은 씁쓸함… 그래도 우리카드는 ‘다음’을 꿈꾼다

입력 : 2024-03-26 09:57:16 수정 : 2024-03-26 10: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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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선수단이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높았던 기대감, 딱 그만큼 아픈 추락이었다.

 

남자프로배구 우리카드가 길었던 2023~2024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쳐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에 진출했지만, 3위 OK금융그룹의 돌풍을 막지 못하고 2연패로 무너지며 쓸쓸한 퇴장을 알렸다.

 

◆대격변

 

아무도 ‘신영철호’의 약진을 점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주전에서 김지한을 제외한 모든 얼굴을 바꾸는 대격변을 거쳤던 까닭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새롭게 가꿔야 하는, 물음표만 가득했던 시작이었다.

 

예상을 뒤엎었다. 새로워진 우리카드는 저력 있는 팀이었다. ‘2년 차 세터’ 한태준의 나이답지 않은 경기 운영, 조율 속에 날개와 중앙이 고루 빛나는 팀으로 변모했다. 시즌 초반부터 신영철 감독의 V리그 사령탑 최다 277승 돌파라는 경사로 출발해 무섭게 1위를 질주했다. 부침은 필연적이었으나, 위기를 헤쳐 나가면서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를 저지할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그랬던 우리카드도 어쩔 도리가 없는 돌부리가 있었다. ‘효자 외인’ 마테이 콕의 이탈이었다. 지난 2월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 만 것. 급하게 대체 외인 아르템 수쉬코를 데려왔으나 해답은 되지 못했다. 결국 대한항공과 시즌 최종전까지 이어간 치열했던 순위싸움에서 뒷심 부족에 시달렸고, 승점 1점 차 패자로 남고 말았다.

 

우리카드 마테이 콕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용두사미

 

여파는 컸다. 숨길 수 없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PO 무대를 준비했지만, 준PO에서 현대캐피탈을 잡은 OK금융그룹의 기세를 막긴 버거웠다. 외인 차이가 현격히 드러났다. 상대는 V리그 6번째 시즌을 치르는 ‘베테랑’ 레오가 중요 순간마다 해결사로 나섰다. 반면 우리카드에는 그 역할을 해낼 옵션이 없었다. 승부처마다 고개를 떨군 이유였다.

 

에이스 부재가 팀에 끼치는 영향은 컸다. 큰 무대를 처음 경험하는 세터 한태준의 운영도 함께 덜컹거린 것. 정규시즌 빅매치에서 강심장을 보여줬지만, 봄배구의 중압감은 또 달랐다. 결국 세터가 무너지자, 팀 전체가 꼬였다. 김지한과 송명근, 오타케 잇세이 등 공격수들의 부진도 정해진 수순이었다.

 

우리카드 선수단이 세트르 패하고 아쉬움 속에 코트 체인지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내일’은 온다

 

신영철 감독은 또 봄배구 악몽을 피하지 못했다. 2018∼2019시즌부터 우리카드를 이끌며 매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코로나19 조기종료 제외)했지만, 모두 새드엔딩이었다. 2020∼2021시즌에는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에 2승3패로 패했다. 과거 대한항공 사령탑 시절 포함 3번이나 준우승에 그친 그는 이번에도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신 감독은 “확실한 게 없는 팀이라 감독으로서 항상 불안했다. 제 입으로도 우리 팀이 하위권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볼은 둥글고, 배구는 사람이 하는 거니까 선수들에게 잘 준비해달라고 했다. 열심히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이제 다 끝났다.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자들을 감싸안으며 시즌 작별을 고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선수단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우리카드 선수단이 시즌을 종료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우리카드 공식 SNS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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