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 첫 도움을 올린 그는 팀의 8강 진출을 견인했다. 이에 이강인이 이달 A매치에 소집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축구대표팀 내 ‘하극상’으로 논란을 빚은 이강인이 6일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아노에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UCL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생애 첫 도움을 기록했다. PSG의 8강 진출에 기여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강인의 활약에 황선홍 축구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21일, 26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태국과의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른다. 1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황 감독은 이전까지 이강인을 소집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일각에선 이강인이 공격 포인트로 반등하면서 대표팀 선발에 발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강인을 향한 여론이 여전히 차갑지만 이강인과 사제지간을 맺었던 황 감독이 이번에도 소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수단 분위기를 수습해야 할 황 감독이 어떤 방식으로 내부 결속을 다질지 팬들도 주시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경기 후 현지에선 이강인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후 유럽 축구 통계 매체인 ‘소파스코어’는 이강인에게 평점 7.2의 준수한 점수를 줬다. 이는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 멀티 골을 폭발시킨 음바페(9.4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골키퍼 지안루이지 돈나룸마(7.6점)까지 포함해도 3번째에 해당하는 평점이다. 매체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날 32차례 볼 터치를 했으며 패스 성공률 95%, 키 패스 1회를 기록했다.
다른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도움을 올린 이강인에게 평점 6.95를 부여했다. 이는 팀 내 6번째 수치로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최근까지 이강인은 대회 기간 대표팀 ‘캡틴’인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비난받으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하극상’ 논란으로 이강인은 한순간에 ‘차세대 간판’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광고계도 이강인과의 계약을 빠르게 종료하며 경제적인 타격까지 입었다.
소속팀에서의 입지도 아시안컵 이후 좁아졌다. 지난달 17일 낭트전에서 선발로 나와 61분을 뛰었던 이강인은 같은 달 25일 스타드 렌전은 45분만 소화했다. 지난 1일 AS모나코전은 후반 막판에 나와 4분만 뛰었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강인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까지 주전에서 밀리며 주춤했지만 기분 좋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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