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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꿈에서 보고 싶은 이를 봤다면…‘3일의 휴가’ 작가

입력 : 2023-12-05 11:03:18 수정 : 2023-12-05 1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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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을 감수하는 엄마,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집으로 돌아온 딸. 이들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콘텐츠는 많다. 하지만 ‘3일의 휴가’는 한끝 차이로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내놨다. 알면서도 기분 좋게 당하는 영화, 힐링을 강요하지 않는 영화. ‘형’(2016), ‘82년생 김지영’(2019)에 이어 다시 한번 특별한 가족 이야기로 관객들을 찾아온 유영아 작가의 저력이 엿보인다.

 

 작품은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모습을 그린다. 서로 말도 걸지 못하고 만지지도 못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전하고 가는 이야기이다.

 

 유 작가는 집필 계기에 대해 “개인적으로 엄마를 참 남다르게 생각한다. 문득, ‘엄마한테 말하지 못한 게 있나?’, ‘내가 엄마한테 서운한 게 있나?’ 같은 생각을 하면서 내가 이 마음을 전하지 못했는데 엄마가 돌아가시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았다. 그리고 엄마도 그런 딸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어 쓰기 시작했다”면서 “감정과 정서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인 만큼 엄마와 딸의 감정을 잘 묘사하고 싶었다. 특별한 사건이나 대사보다 소품, 음식, 시선 같은 것들이 가장 큰 정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와 딸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캐릭터의 내면으로 들어가려고 많이 애썼다”라고 전했다.

 

 세상을 떠난 엄마가 휴가를 나와 딸을 만난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이 독특하다. 이 설정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유 작가는 개인적인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엄마가 가끔 꿈에 할머니가 나왔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비단 엄마 뿐만 아니라 ‘내가 죽고 나면 전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무엇일까?’, 또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면 ‘나에게 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이나 그리움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시작이었다”라며 “주변 친구들도 어제 꿈에 엄마가 나왔는데 정말 생생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종종 한다. 그러면서 농담처럼 ‘진짜 왔다 간 거 아닐까?’라는 이야기를 한 기억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세계관을 만들었다”라고 언급했다. 

 

 유 작가도 ‘모녀 관계’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가 많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전작인 82년생 김지영에서도 모녀 관계를 주요한 스토리 라인으로 그린 그다. 이번 작품에서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의 과정을 거쳤다.

 

 유 작가는 “아무 말도 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진심을 전할 수 있을지가 아이러니의 시작이다. 그래서 기존의 모녀 관계를 다룬 영화들처럼 서로 쉽고 빠르게 부딪히거나 위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진심을 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과거에 있었던 일을 지금은 같이 소통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음속 깊이 있는 원망, 그리움, 오해 같은 것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기존의 모녀 이야기와는 차별화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엄마들은 인생에 대한 모든 선택을 자식을 위해 내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82년생 김지영의 엄마도 그렇고 3일의 휴가의 엄마 복자도 그렇다. 82년생 김지영을 쓸 때는 고생하고 많은 것을 내려놓고 살아 온 엄마가 이제는 딸을 위해 조금 더 전투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3일의 휴가에서는 살아있을 때 딸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외롭고 애처로운 엄마를 그렸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고민하는 딸과, 딸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엄마의 속상함을 같이 그리고 싶었다”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영화는 6일 개봉한다. 유 작가는 “작품 속 엄마와 딸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분명 우리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느끼실 것이다. 가족에 대해서 혹은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 떠오르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엄마 아빠에게 전화를 걸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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