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항저우Scene] ‘중국을 꺾겠다는 마음’… 태극전사 ‘무실세트’ 金 이끈 최고의 원동력

입력 : 2023-09-29 21:30:00 수정 : 2023-09-29 21:46:22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진=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 제공

 

e스포츠 종주국의 힘이다.

 

김정균 감독이 이끄는 한국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 대표팀은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만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LoL 결승전에서 2-0 완승을 거두고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스포츠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가운데, 김정균호는 LoL 종목 초대 챔피언에 당당히 대한민국의 이름을 적었다.

 

◆‘中 포비아 멈춰!’

 

이번 대회 LoL 대표팀의 목표는 선명했다. 금메달과 함께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세우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많은 종목 중에서도 전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는 LoL 종목 약진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전망이 밝기만 했던 건 아니다. 최강의 라이벌, 중국의 존재 때문이다. e스포츠가 시범종목이었던 직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한국을 막아세운 나라다. 금메달에 도전했던 한국은 자존심을 구기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라이엇게임즈가 주최하는 LoL 최고 권위 대회인 월드챔피언십에서도 최근 한국 팀들이 중국 팀들에 숱하게 고전해왔다. T1의 전신 SKT T1을 시작으로 2013년부터 5년 연속 한국 팀이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이내 IG, FPX, EDG 등 중국 팀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한국 선수들이 그 팀에 포함돼 있기도 했지만 ‘중국’이라는 큰 개념은 여전히 한국을 괴롭힌다.

 

그때부터 ‘중국을 꺾겠다는 마음’은 한국 LoL에 뿌리 깊게 심어졌다. 이번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김정균호는 그 어려운 과제를 준결승에서 해냈다. 지난 28일 중국전을 세트패 없이 압도했다. 실력 차가 느껴지는 압도적인 경기력은 덤이었다. 한국 LoL 팬들의 가슴도 함께 통쾌해졌다.

 

사진=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 제공

 

◆고비를 넘은 달콤함

 

비단길이 펼쳐졌다. 한국과 중국의 준결승이 사실상 ‘결승전’이라 불릴 정도로 반대편 토너먼트에 위치한 대만, 베트남의 전력은 높지 않았다. 물론 최종 적수로 낙점된 대만은 생각보다 강했다. 오랜 게이머 생활로 잔뼈가 굵은 ‘카사’ 훙하오쉬안, ‘포포’ 주쥔란의 노련미로 맞섰다. 한국이 우승을 1세트만 남겨둔 순간에는 매서운 초반 공세로 태극전사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잠시의 흔들림이었다. ‘원팀’이 된 한국은 강했다. 몸살 기운이 있던 ‘페이커’ 이상혁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쵸비’ 정지훈이 안정적으로 미드 라인을 사수했다. 중국리그에서 뛰다가 나라의 부름을 받고 태극마크를 찬 ‘카나비’ 서진혁, ‘룰러’ 박재혁은 한 차원 높은 실력으로 상대를 눌렀다. T1 동료 ‘제우스’ 최우제, ‘케리아’ 류민석도 국가대표의 이유를 증명했다. 특히 류민석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 받는 서포터 포지션에서도 찬란히 빛나는 플레이로 위기마다 소방수를 자처했다.

 

바라던 ‘초대 챔피언’ 자리에 도착했다. 대한민국 그리고 김정균 감독 이하 태극전사들의 이름은 아시안게임 역사에 길이 남는다. e스포츠의 태동으로 불린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종주국이라 불려온 한국이기에 더할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자리다.

 

항저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