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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Star] “단체 金 따면 나고야 갑니다” 누구보다 유쾌한 구본길, 그의 도전은 진행형

입력 : 2023-09-26 07:00:00 수정 : 2023-09-26 09: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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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오상욱(왼쪽)과 구본길이 결승을 마치고 끌어안고 있다. 사진=뉴시스

 

“홀가분합니다.”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에서 대표팀 후배 오상욱(26·대전광역시청)에게 7-15로 패해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렀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결승의 리매치였다. 당시는 15-14로 짜릿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회 3연패에 성공했던 그지만 이번엔 달랐다. 잔인하게 가장 높은 곳에서 똑같은 후배를 다시 마주친 그는 자신을 겨누는 동생의 검을 피하지 못했다. 경기 후 둘은 아름다운 포옹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경기를 마친 구본길은 “솔직히 4연패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 아쉬운 건 없다. 기쁜 건 동료인 오상욱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다. 4연패만큼의 기쁨이 있다”며 힘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도전만으로 영광이다. 그 점에서 나를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진 성사 후) 열심히, 멋있게 게임 뛰자고 말했다. 선의의 경쟁을 하자며 서로 파이팅했다”는 그였지만, 대기록을 향한 욕심이 아예 없던 건 아니다. 후반 피리어드에서 무너진 까닭이다. 그는 “많이 급했다. 욕심냈다기 보다는 상욱이보다 여유가 없지 않았나 싶다”고 되돌아봤다.

 

오상욱(오른쪽)과 구본길이 각각 금·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전히 아쉬움보다는 기쁨이 더욱 크다. 그는 “(은메달이지만) 사실 마음이 더 편하다. 자카르타 때는 상욱이 군대가 걸려 있어서 개인 결승 때 마음이 불편했다. 지금 은메달을 딴 게 솔직히 더 후련하고 더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홀가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도전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아직 박태환(수영), 남현희(펜싱) 등이 보유한 ‘역대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6개)’과 타이를 이룰 기회가 남았다. 오는 28일 동료들의 손을 잡고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 출격한다.

 

구본길도 욕심이 난다. 그는 “여기서 딱 말하겠다. 단체전에서 금메달 딴다는 전제하에 나고야(차기 아시안게임 개최지)까지 가겠다. 한국 최다 금메달 기록 한 번 세워서 역사에 내 이름을 새기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건넸다.

 

다만 유쾌한 조건이 하나 더 붙었다. 그는 “대신 개인전 금메달 욕심은 안 내겠다. 단체전이라도 따서 꼭 기록을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저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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