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샛별 중 가장 찬란히 빛났다.
프로야구 LG 포수 김범석(19)이 ‘별들의 축제’를 수놓았다.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북부리그의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맹활약을 남기며 경기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눈도장을 찍은 시점은 5회말이다. 2-3에서 4-3으로 역전한 2사 1,2루였다. 안타 없이 3번째 타석을 맞은 그는 남부 올스타 한재승(NC)을 상대했다. 그리고는 시속 143㎞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호쾌한 스리런포를 장식했다. 롯데 구단 발표에 따르면 타구속도가 무려 170㎞, 비거리는 128.3m를 찍었다. 맞자마자 홈런을 직감한 초대형 아치였다.
멈추지 않았다. 남부의 반격으로 7-7 동점을 허용한 7회말, 북부의 재도약에 공을 세웠다. 김건이(SSG)의 역전 결승 적시타에 이어, 1사 2루에서 밀어때린 우전 안타로 타점을 추가해 격차를 9-7로 벌렸다. 그렇게 최종 북부의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되면서 김범석은 당당히 최고의 별로 자리했다.
지난해 열린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 지명을 받은 그는 팀이 차세대 거포로 점찍은 핵심 유망주다. 경남고 3학년 시절, 나무 배트 사용 이래 고교 최다인 10홈런을 기록하며 남다른 떡잎을 자랑했다. 올해 퓨처스에서도 47경기 타율 0.306(157타수 48안타) 6홈런 27타점을 기록 중이다. 당당히 축제에 초대된 이유다.
‘슈퍼 루키’다운 경기력을 뽐내 MVP까지 선정된 그는 상금 2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김범석은 “올스타로 선정만으로 영광인데 좋은 성적까지 내 더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직구장이 투수 친화 구장으로 바뀌었는데 이곳에서 홈런을 기록해 더욱 뜻깊다”며 미소지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학창시절이 묻어있는 부산에서 때려낸 홈런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근처 학교를 다녔고 야구장도 많이 찾았다. 오늘 가족, 지인들도 많이 와주셨다. 여기서 이렇게 야구를 하게 돼 감회가 새롭고 좋은 결과를 내서 더 기운을 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스리런포 이후 세리머니도 주목 받았다. 헬멧 뒤로 손가락 ‘V’를 그리는 제스처는 LG 캡틴 오지환이 지난달 27일 인천 SSG전에서 오랜 갈증 끝 마수걸이포를 쏘고 보여준 것과 똑같았다. 그는 “오지환 선배님께서 하셨던 걸 똑같이 했다. 1군, 2군 할 것 없이 같은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1군에 가게 되면 이날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1군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한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하겠다”며 찾아올 기회를 잡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부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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