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스타★톡톡] ‘일타 스캔들’ 전도연 “10년 후에도 로코할 수 있어요”

입력 : 2023-03-13 18:29:00 수정 : 2023-03-13 18:59:3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칸의 여왕’이 반찬가게 사장이 됐다. 반가운 변신, 그리고 잊고 있던 그의 밝고 귀여운 매력에 대중은 열광했다. ‘일타 스캔들’로 N번째 전성기를 맞은 전도연의 이야기다. 

 

 5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담았다. 전도연은 입시 전쟁에서 교육에 눈을 뜬 남행선을 맡아 최치열과의 핑크빛 로맨스를 그렸다. 오랜만에 입은 로맨틱코미디(로코) 장르에 전도연의 매력도 만개했다. 

 

 6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전도연은 “배우들과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 촬영이 끝나니 가족과 헤어지는 기분이라 힘들었다. 남행선이 되어 재우를, 해이를, 영주를 너무 사랑했다”며 ‘일타 스캔들’과의 아쉬운 작별을 이야기했다. 

 “밝은 작품들은 (제안이) 안 들어왔어요.”

 

 전도연은 솔직했다. 작품 선택의 과정부터 세간의 반응들도 스스럼 없이 먼저 언급했다.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전도연을 설명한다.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주는 작품, 다소 무거운 작품 속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도연은 “밝은 작품을 하고 싶은데 제안이 오지 않는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런 그에게 ‘일타 스캔들’은 바라던 작품, 맞춤 옷이었다. 전도연은 “오랫동안 이런 작품을 만나고 싶었다. 그러다가도 자신이 없어졌다. 내가 인물을 즐기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는데, 감독님이 나를 남행선으로 봐주시더라. 그렇게 현장을 즐기게 됐다”고 돌다봤다. 

 

 ‘굿와이프’로 인연을 맺은 조문주 CP를 통해 ‘일타 스캔들’을 제안 받았다. 진짜 전도연의 모습을 잘 아는 조 CP는 전도연이 놓인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안 할 걸 안다”며 제안받은 작품이 ‘일타 스캔들’이다. 

 

 “가장 힘든 게 코미디 장르예요. 글을 쓰는 것도, 연출하는 것도 어렵고, 힘들죠. 대본을 보고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도 미안하다고, 못 하겠다고 바로 전화를 했죠. 행선이가 부담스러웠어요. 지금껏 내 모습이 대입되지 않는 캐릭터는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궁금했죠. 왜 이 캐릭터에 내가 생각났는지. 작가님을 만나서 판타지 안에서도 현실적인 인물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진짜 같은’ 행선이. 그 이야기에 공감했어요.”

 

 전도연이 남행선에게 느낀 매력은 책임감이었다.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했다. 전도연은 “나도 그렇게 살고 있고, 그렇게 살고 싶었다. 와닿으면서도 응원하고 싶었다”고 했다. 달리 보면 ‘민폐’로 보일 수도 있는 행선의 모습들을 시청자에게 이해시키고 같이 응원받게 하고 싶었다. 

 친딸이 아닌 해이, 아픈 재우를 키우며 ‘남행선’보다는 해이의 엄마로, 재우의 누나로 살았다. 그럼에도 푸르른 소녀의 모습이 남아있었다. 전도연은 “남행선이라는 인물에 들어가기가 힘들었다”고 운을 뗐다. 끊임 없이, 그리고 빠르게 말을 하는 모습 자체가 버거웠기 때문이다. 그는 “대본을 징글징글하게 봤다”며 웃었다. 전형적인 모습을 탈피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편안함을 찾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느껴지면 고민하고 이유를 찾아 조금씩 남행선이 되어갔다. 초반 해이와 햇살 가득한 벤치에 앉아 마카롱을 먹는 신에서 ‘남행선이 되어가고 있구나’를 느꼈다. 

 

 “캐릭터에 제 모습이 많이 묻어있어요.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왜 대사를 외우냐고, 입만 열면 행선이라고 이야기했죠.(웃음) 저는 유쾌하고 밝은 캐릭터인데 너무 오랫동안 무거운 작품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지인들이 가장 즐거워했어요. 사람들이 저의 이런 모습을 알아봐주길 바랐죠.”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의 반찬 가게 사장님. 실수를 지적 당해도 기죽지 않고 “애니웨이!”를 외치는 남행선이다. 전도연은 운동 선수 출신들의 여성스러운 모습에 주목했다. 손은 깔끔하게, 옷은 여성스럽게. 메이크업은 거의 하지 않았다. 활동적이면서도 편안하게 청바지를 주로 입었다.

 

 ‘일타 스캔들’ 시청률은 4%대에서 17%로 드라마틱한 상승폭을 찍었다. 전도연은 “조금 우쭐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렇게 잘 나올 줄은 몰랐지만,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반응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더 만족스러웠다. ‘전도연이 또 하나 해냈구나’ 싶은 우쭐함, 여기에 최선을 다한 만큼 뿌듯했고 최종화 시청률에는 과분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나아가 젊은 시청층에게 ‘배우 전도연’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전도연은 “친구 딸들이 ‘일타 스캔들’을 잘 보고 있다고 하더라. 우리 드라마가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도 기분 좋게 시청했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어느덧 50대에 접어든 전도연이지만 ‘귀엽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그는 “나이가 드는 건 거스를 수 없다. 그래도 마음이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조금 더 백지 상태에서 작품 속 인물을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 

 

 1990년 CF로 데뷔해 40년이 넘게 한 우물을 팠다. ‘언젠가는 오겠지’ 생각했던 나이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나이를 먹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되레 ‘일타 스캔들’을 통해 로맨틱코미디(로코)의 선입견을 마주했다. “아직도 여자 나이를 따지며 잣대를 들이대는 세상이구나.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런 의미에서 ‘일타 스캔들’은 틀을 깬 작품이다. 50대의 로코도 가능하다고 당당히 입증했다. 전도연은 “대중이 가진 생각의 틀을 깨기 위해 도전하진 않는다. 나의 틀이 아니라 누군가의 틀을 깬 작품이다. 그래서 너무 통쾌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로코가 젊은 친구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10년 후에도 할 수 있는 게 로코”라고 강조했따. 

 “한 번도 영광을 놓쳐본 적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 ‘내 마음의 풍금’(1999), ‘밀양’(2007),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2005) 등을 통해 대한민국을 빛내는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반짝이는 수식어와 트로피로 커리어 하이 행진을 이어왔다. 전도연은 말한다.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어요. 내 필모그래피에서 어느 작품 하나 빼놓을 수 없죠.” 여기에 ‘일타 스캔들’까지 더해졌다. ‘재조명’이라는 표현에 웃음을 터트린 전도연은 “한 번도 일을 놓은 적이 없다. 이번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건 없다. 늘 지금처럼, 해오던 대로 연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