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가람에게 2022년은 지난해는 ‘사랑의 이해’였다. 제대 후 5월부터 연말까지 꼬박 달렸다. 종영을 앞두고 만난 정가람은 “홀가분하면서 아쉽다”고 표현했다.
지난 9일 JTBC ‘사랑의 이해’가 막을 내렸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사랑의 이해’는 은행을 배경으로 각기 다른 네 사람이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정가람은 은행의 청경이자 경찰 공무원을 꿈꾸는 고시생, 정종현으로 분했다. 시골에서 상경해 꿈을 향해 나아갔다. 그러다 만난 안수영(문가영)을 사랑했고, 미워했고, 돌아섰다. 있는 그대로, 꾸밈 없이 표현하려 했다.
어린 시절 연애하며 느낄 수 있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녹였다. 정가람은 “나도 연애를 해 봤으니 알지 않겠나. 종현이처럼 내 꿈을 보여주고, 잘 하고 싶은 마음. 더 잘하고 싶은데, 가진 게 없어서 다 못해줄 때의 마음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종현이를 보며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계속 희망차고 쓰러져도 누구나 일어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종현이를 연기한 사람으로서 감싸준다면, 너무 어려서가 아닐까요. 수영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은 것 같아요. 엔딩에서도 교통 정리를 하고 있는 종현이를 수영이가 멀리서 바라보고 웃어 주잖아요. 어미새가 아기새를 둥지에서 내보내는 마음이었을 것 같아요. 한때 내가 사랑했더 사람, 감사한 사람, 종현이를 성공시켜준 사람인 거죠.”
계장 하상수, 주임 안수영, 대리 박미경, 청경 정종현까지 ‘사랑의 이해’는 KCU은행 영포점 은행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촬영장은 진짜 같이 꾸며진 세트장이었다. ATM 기계마저 진짜 같았다. 컴퓨터도, 셔터까지 진짜 은행의 모습을 본땄다.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와 처음 만난 현장이었다. “많이 낯설었다. 빠르게 적응했다면 거짓말”이라고 솔직하게 돌아본 정가람은 “2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섰다. 군대에서 꿈꾸던 일이었지만, 그래도 생소했다. 다 아는 용어인데 헷갈리기도 했다”고 답했다. 현장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배우들 모두 입을 모아 ‘이렇게 좋은 현장이 다신 없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감사한 기억도 많다. 작품을 통해 익숙하게 봐 온 유연석에 관해서는 “상수가 법카도 주고 할머니 지갑에 돈을 넣어주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종현은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유연석 선배님도 그랬다. 리더십도 있고 밝기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셨다. 나도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한참 선배 배우이자 연상의 연인으로 호흡한 문가영에 과해서는 “어른스럽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배우였다. 상대를 편하게 포용해주는 성격이었다. 가영 씨의 안수영이 내겐 너무 따듯한 존재였다”고 했다.
금새록은 영화 ‘독전’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었다. 정가람은 “서로 잘 해보자고 말하고 현장에서 마주칠 일이 많이 없었는데, ‘수영이랑은 어때요? 잘 지내요?’ 묻는 신이 하나 있었다. 그 장면에서 눈이 너무 좋더라. ‘사랑의 이해’에서 보여주는 배우 금새록 연기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친구지만 프로로서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사랑도 직장생활도 철저히 계급이 존재했다. 은행원들과 계약직 청경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했다. 외롭진 않았냐는 물음에 정가람은 “처음엔 조금 외로웠다. 실제로 촬영할 때 나는 구석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옆에 있으면 친해지는데 떨어져있으니까. 먼저 다가가는 성격도 아니다. 결혼식장 촬영에서 조금 친해졌는데, 곧 종현이가 잘리더라”며 웃었다.
재밌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멀리서 쉬고 있는 시간이 많았던 종현 곁에 보조 출연자가 ‘어떻게 고정으로 들어왔냐’고 물었다는 것. 놀랄법도 했지만 정가람은 “번호표 뽑아주고 서 있으면 된다고, 운이 좋아서 뽑힌 것 같다고 이야기해 드렸다. 같이 화이팅 하자고도 했다”며 “더 장난치면 나중엔 배신감이 들 것 같더라. 그 이후엔 못 만났는데, 재밌는 에피소드 였다”고 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