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복귀다.
프로 통산 20승에 빛나는 김경태(37·신한금융그룹)가 올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무대로 돌아온다. KPGA가 설정한 영구 시드권자 자격이 올해 새로 변경됐고 김경태가 그 조건에 부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KPGA는 기존 ‘통산 25승 이상 기록자’에서 ‘통산 20승 이상 기록자 및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로 영구 시드권자 자격을 바꿨다. 김경태는 국내에서 6승, 일본 무대에서 14승을 올려 딱 20승을 채웠다. 이로써 그는 최상호(68), 최경주(53.SK텔레콤), 한장상(83), 박남신(64), 양용은(51)에 이어 6번째로 영구 시드권을 획득했다.
김경태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화려한 이력을 쌓아왔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태극마크를 달았고 2005년과 2006년에는 ‘일본 아마추어 선수권대회’를 연이어 제패했다. 2006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포카리에너젠 오픈’과 ‘삼성베네스트 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 해 12월에는 ‘제15회 도하 아시안게임’ 개인전,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룡정점을 찍었다. 괴물 탄생의 서막이었다.
2007년 투어에 데뷔한 김경태는 자신의 데뷔 무대였던 ‘토마토저축은행 오픈’에서 우승하며 KPGA 최초이자 아직 유일무이한 데뷔전 우승이라는 대업을 작성했다. 이 기세를 그대로 이어 데뷔 첫 해 시즌 3승을 거둔 그는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 ‘상금왕’, ‘덕춘상’, ‘명출상(신인상)’을 쓸어 담았다.
김경태는 2008년부터 주무대를 일본으로 옮겼다. 2010년 일본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한국인 최초 일본투어 상금왕에 오른 그는 꾸준히 승리를 적립했다. 2015년에는 무려 5승에 성공해 일본투어 대상 및 상금왕에 올랐고 2016년에도 3승을 추가했다.
이후 슬럼프가 있었다. 2017년부터 2년간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김경태는 “정말 안 풀렸다. 골프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다”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2019년 ‘카시오월드 오픈’에서 기어코 14번째 우승을 장식했다. 한국 선수 중 일본투어 최다 우승자에 이름을 올린 그가 이를 “뜻깊은 우승”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꾸준히 활약한 김경태였지만 지난해 국내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2021년 KPGA 코리안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해 1개 대회만 컷통과해 시드를 잃었기 때문. 다시 일본투어에 전념했지만 참가한 17개 대회 중 공동 29위를 기록한 ‘더 크라운스’ 포함 7개 대회서 컷통과하는 데 그쳤다. 분명 김경태 답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에게 영구시드권이 주어지며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김경태는 “최근 2년간 등이 좋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다. 현재 잘 회복하고 있다. 올해는 꼭 건강하게 시즌을 치를 것”이라며 “2023 시즌은 KPGA 코리안투어에 전념할 계획이다. 국내서만 활동하는 것은 2007년 이후 16년 만인만큼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2011년 이후 국내 우승이 없다. 그동안 우승 기회도 여러 번 찾아왔는데 욕심이 과했다. 한국에서 우승을 하고 싶은 욕망과 조급함 때문”이라며 “은퇴하기 전까지 꼭 KPGA 코리안투어에서 우승을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우승을 한다면 ‘신한동해오픈’이었으면 좋겠다. 이 자리를 통해 데뷔 시즌부터 여러 방면에서 큰 도움을 주고 계시는 신한금융그룹 임직원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빠른 시일 내 ‘신한동해오픈’ 우승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달 25일부터 태국에서 전지훈련에 돌입한 김경태는 이번 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귀국할 예정이다.
사진=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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