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
여자프로농구(WKBL)가 1092일 만의 올스타전에서 팬들과 완벽하게 호흡했다.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이 지난 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렸다. 승자는 블루스타를 꺾은 핑크스타였다. 앞서 7일 첫날 행사인 ‘W-페스티벌’에 이어 2일 차 본 행사까지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3년 만에 찾아온 올스타전
현재와 미래가 함께 하는 1일차 ‘W-페스티벌’로 완벽하게 예열했다. 총 80명이 참가한 행사로 인천 지역 유소녀 농구 활성화 및 꿈을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어 8일 본 행사에는 팬들과 호흡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올스타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년 이후 1092일 만에 열렸다.
팬 투표 1위와 2위를 차지한 신지현(28·하나원큐)과 이소희(23·BNK)가 양 팀 주장을 맡아 드래프트 형식으로 꾸렸다. 핑크스타는 주장 신지현을 필두로 강이슬(국민은행), 김단비, 박지현(이상 우리은행), 김소니아, 한채진, 이경은(이상 신한은행), 정예림(하나원큐), 강유림, 키아나 스미스(이상 삼성생명)로 구성됐다.
블루스타는 주장 이소희와 함께 김한별, 진안(이상 BNK), 배혜윤, 이주연(이상 삼성생명), 박혜진(우리은행), 김지영(하나원큐), 김진영, 유승희(이상 신한은행), 허예은(국민은행)이 선발됐다.
◆강이슬 천하? 진안도 있었다!
개시 2시간 전부터 입구에 마련된 푸드 트럭에서 선수들은 음식을 판매하며 색다른 방식으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각자 맡은 트럭에서 음식을 만들고 커피를 내렸고 팬들을 직접 부르는 열정도 보이며 분위기를 띄웠다.
올스타전답게 경기 입장부터 남달랐다. 핑크스타, 블루스타 선수들은 한 명씩 등장, 각자 준비한 노래에 맞춰 댄스 신고식을 치르며 코트를 밟았다. 평소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모습에 현장을 찾은 팬들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응답했다. 양 팀 감독 및 코치진을 맡은 6명의 지도자도 마련된 무대에서 짧은 춤사위를 선보였다. 하프타임 때도 팬을 위한 댄스 페스티벌은 이어졌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도 맛볼 수 있었다. 시작은 3점슛 콘테스트였다. 예선에서 14개를 기록해 본선에 오른 김애나(하나원큐)와 이소희가 디펜딩챔피언인 강이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소희(12득점), 김애나(16득점)가 본선에서도 고군분투했으나 리그 대표 슈터 강이슬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강이슬은 17득점에 성공, 여자농구 사상 최초로 3연속 3점슛 콘테스트 우승을 거두는 역사를 썼다.
강이슬은 본 경기에서도 맹활약했다. 처음에는 핑크스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하지만 후반 진행된 깜짝 선수 교환 타임에서 블루스타 주장 이소희의 선택을 받아 블루스타로 팀을 옮겼다. 대체 선수로는 진안이 선택됐다. 강이슬은 유니폼을 바꿔 입고도 날카로운 화력을 뽐냈다. 3점슛 콘테스트 우승에 이어 득점왕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강이슬은 팀 교체로 인해 MVP까진 거머쥐지 못했다. 현장 투표로 진행된 올스타전 MVP는 승리 팀에서 나온다. 이에 강이슬이 아닌 진안이 68표 중 65표를 받아 올스타전 최고의 별이 됐다. 팀 교체에도 흔들리지 않은 활약을 뽐낸 진안은 베스트 퍼포먼스상도 받아 MVP 자격을 증명했다.
◆팬, 선수 모두가 기뻤던 시간
치열했던 경기 분위기와 별개로 현장을 수놓은 모두가 행복했다. 춘천에 살고 있지만 하나원큐의 팬, 신지현의 팬으로 올스타전 현장을 찾은 전광무(24) 씨는 “신지현 선수가 부상 없이 오랫동안 선수 생활했으면 좋겠다. 데뷔 9년 만에 첫 올스타 투표 1위도 축하드린다. 이렇게 오랜만에 올스타전에서 볼 수 있어 정말 좋다”고 웃었다. 다른 팬들도 현장을 찾아 의미를 더했다. 2015∼2016시즌 당진실내체육관 이후 7년 만에 올스타전이 매진을 기록(1622석 매진)했다.
양 팀 대표선수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신지현은 “팬들과 좀 더 가까이서 만나고 소통할 수 있어 좋다.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모두 좋은 추억을 갖고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생애 첫 올스타전에서 팬 투표 2위를 차지해 블루스타 주장직까지 맡은 이소희도 “첫 출전임에도 2위를 해 나 자신도 너무 놀랐다”며 “올해 잘 하는 것 같아 팬들이 많이 뽑아주신 것 같다. 열심히 뛰었다”고 웃었다.
사진=WKBL·김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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