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비경 감상
제천 1만9900원에 5개 음식 맛봐
부산 국제시장·깡통시장서 구경
창녕 우포늪 입장료·주차료 공짜
신안 퍼플섬 해상보행교 따라 걷기
한국관광공사가 11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로 ‘달콤한 짠내투어’를 선정했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져도 여행은 포기할 수 없다. 한 푼이라도 더 아끼고 싶은 알뜰한 여행자를 위해 알차고 가성비 좋은 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여기가 한국이야 해외야 …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해외로 가지 않아도 해외 명소 부럽지 않은 비경과 짜릿함을 선사하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네스코가 인증한 한탄강지질공원 순담~드르니 구간에 조성된 길로, 총 길이 3.6㎞에 이른다.
잔도(높은 절벽에 낸 길)를 거닐며 화산활동이 만든 한탄강 일대의 독특한 지형을 감상할 수 있다. 교량 13개, 스카이전망대 3곳, 전망쉼터 10곳을 설치해 전망과 아슬아슬한 재미를 만끽하고, 각자 체력에 맞게 걷기와 휴식을 조절하도록 했다. 단, 이 길은 출입구가 2곳이라 출발지로 돌아가려면 차를 이용하거나 걸어야 한다. 입장 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 동절기인 12월부터 이듬해 2월 28일에는 오후 3시에 마감한다.
◆만 원짜리 두 장으로 즐기는 ‘제천 맛 기행’
여행의 꽃은 바로 ‘음식’. 충북 제천은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는 여행지다. 1만9900원에 제천의 5가지 맛을 즐기는 ‘가스트로 투어’가 기다리고 있다. 투어는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제천의 이야기를 듣는 미식 프로그램이다.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투어하는 동안 지역 명물인 ‘빨간오뎅’과 ‘덩실분식’ 찹쌀떡부터 약초를 넣은 약선 음식까지 제천의 식문화를 골고루 만날 수 있다.
A코스는 찹쌀떡을 시작으로 ▲하얀민들레비빔밥 ▲막국수 ▲샌드위치▲ 빨간오뎅 순서로 맛본다. B코스는 황기소불고기를 먹은 뒤 ▲막국수 ▲승검초단자와 한방차 ▲빨간오뎅 ▲수제 맥주를 차례로 즐긴다. 선호하는 음식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는데, 수제 맥주가 포함된 B코스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참가 인원은 4~20명이고, A·B코스 가격은 동일하다. 포만감을 해소하고 싶다면 의림지와 제림(명승)으로 향해 산책하는 것도 좋다.
◆가벼운 지갑도 OK … ‘가성비’ 넘치는 부산시장 투어
가벼운 지갑 때문에 여행이 망설여진다면 부산으로 알뜰한 시장 여행을 떠나보자. 1만 원이면 배를 든든히 채우고 쇼핑까지 즐길 수 있다. ‘국제시장’에는 이름처럼 없는 게 없다. 각종 생필품부터 주방 기구, 철물, 조명, 원단, 부자재,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물품을 취급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 ‘국제시장’을 촬영한 ‘꽃분이네’, 값싸고 푸짐한 한 끼를 맛보는 ‘실비거리’도 빠짐없이 들르자.
국제시장 맞은편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부평깡통시장’이 있다. 청과와 육류, 생선, 건어물 등 식재료를 비롯해 의류, 잡화, 수입품이 주를 이룬다. 전국 최초로 개장한 부평깡통야시장에서는 밤늦도록 갖가지 주전부리가 맛있는 냄새를 풍긴다.
바다에 접한 자갈치시장은 펄떡이는 활어와 문어, 낙지, 조개 등 싱싱한 수산물이 가득하다. 구입한 횟감은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짠내투어’ 창녕 우포늪·우포잠자리나라
진정한 짠내투어를 떠나고 싶다면 경남 창녕군으로 떠나보자. 이곳 우포늪은 ‘람사르협약에 등재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내륙 습지’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의 별’에 이름을 올렸다.
입장료와 주차료가 없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에코누리 프로그램을 꼼꼼히 챙기면 더 실속 있는 여행이 된다. 우포잠자리나라는 우포늪에 서식하는 잠자리를 포함해 다양한 곤충에 대해 배우는 체험 학습관이다. 입장료 50%를 창녕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줘 알뜰하게 즐길 수 있다.
◆소박한 산골 여행, 남원 월평마을~매동마을 지리산둘레길
남원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지리산둘레길은 가을 산골 풍경과 촌부의 삶을 만나는 곳이다. 숲길을 걷다가 감이 주렁주렁 달린 마을 담장을 지나고, 따끈한 민박에 머무는 일이 일상처럼 전개된다.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길은 대부분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간(3코스)에 속한다.
길은 남천(람천) 따라 흐르다 숲과 고개 넘어 다시 마을과 이어진다. 월평마을에서 매동마을까지 느리게 걸어 4시간 남짓 걸린다. 임진왜란의 사연이 서린 중군마을, 물 맑은 수성대 등이 둘레길에 담긴다. 배너미재를 넘으면 숲길이 끝나고, 지리산을 병풍 삼아 장항마을 당산 소나무가 서 있다.
매동마을은 지리산둘레길 여행자가 하룻밤 묵어가는 대표 마을이다. 민박에 머무는 데 4만~6만 원 선(2인 기준), 산나물이 푸짐한 식사가 7000~8000원 선이다. ‘백만 불짜리’ 풍경과 할머니가 내주는 막걸리, 대추와 사탕 한 줌, 함박웃음이 곁들여진다. 소박한 산골 여행에 마음은 지리산처럼 넉넉한 부자가 된다.
◆바다 위를 걸어 보랏빛 섬 여행, 신안 퍼플섬
한 번에 섬 3곳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이색 명소가 있다. 마을 지붕부터 도로, 휴지통, 식당 그릇까지 보랏빛 일색인 전남 신안군 ‘퍼플섬’이다. 퍼플섬은 안좌도 부속 섬인 반월도와 박지도를 통틀어 부르는 명칭이다. 보라색 해상보행교가 안좌도와 반월도, 박지도를 잇는다. 섬 관광을 생략하고 보행교만 따라 걸어도 족히 30분은 걸린다. 푸른 하늘과 바다를 충분히 즐기려면 만조에 맞춰 가는 게 좋다. 간조에는 보행교 아래로 찰랑이는 물살 대신 너른 갯벌이 펼쳐진다. 퍼플섬에 갈 때는 보라색 옷이나 신발, 모자 등을 착용하면 입장료가 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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