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10월, 다양한 매력의 공포 영화들이 대거 개봉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세부 장르도 각양각색이라 입맛대로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19일에는 두 편의 한국 공포 영화가 동시에 개봉한다. 먼저 ‘귀못’(탁세웅 감독)은 수살귀가 살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가득한 저수지 근처, 사람이 죽어 나가는 대저택에 생계를 위해 간병인으로 들어가게 된 보영(박하나)이 겪게 되는 사투를 그리고 있는 정통 호러 작품이다.
치매 걸린 왕할머니(허진)의 입주 간병인이 된 보영에게, 왕할머니의 유일한 혈육인 김사모(정영주)가 집의 규칙을 전한다. ‘아무도 집에 들이지 말 것’, ‘저수지 근처엔 가지말 것’, ‘아이를 데려오지 말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규칙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궁금증을 더한다.
하지만 아이를 몰래 데려온 후 알 수 없는 이상한 현상들이 벌어지고, 수살귀가 살고 있는 귀못의 저주는 대저택을 덮친다. 집안에서 발견되는 끔찍한 낙서와 의문의 존재감, ‘그러다 홀리지 말고 떠나’라는 이웃 주민의 대사는 보는 이들에게도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보영 역을 맡은 박하나, 왕할머니 역의 허진, 김사모 역의 정영주의 한치의 양보없는 연기와 미장센이 꽤 볼만한 영화를 만들었다.
같은 날 개봉하는 ‘미혹’(김진영 감독)은 아이를 잃은 슬픔에 빠진 가족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아이를 입양하며 기이한 일들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공포물이다. 죽은 아이를 잊지 못하는 엄마 현우 역에는 박효주가, 새로운 아이의 입양을 결정하고 가정의 평화를 바라는 남편 석호 역은 김민재가 연기했다.
특히 지난 25일 배우 송혜교가 자신의 SNS를 통해 영화 ‘미혹’ 포스터를 게재해 화제성을 높였다. 송혜교는 지난 1월 종영한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통해 박효주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12일 개봉한 영화 ‘오펀: 천사의 탄생’(이하 오펀2, 윌리엄 브렌트 벨 감독)은 2009년 개봉작 ‘오펀: 천사의 비밀’의 프리퀄 영화다. 엄청난 비밀을 숨긴 사이코패스 에스더가 에스토니아의 정신병동을 탈출한 뒤 한 가정에 실종된 딸로 사칭하면서 시작되는 스릴러적 요소로 궁금증을 자아낸다
1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영화 ‘오펀2’이 지난 16일까지 누적 관객수 10만 46명을 동원, 개봉 5일째 10만 고지를 넘어섰다.
영화는 부유한 가족의 실종된 딸로 위장한 에스더와 이에 맞서 가족을 지키려는 엄마와의 대결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편 개봉 당시 12세의 나이로 소름 끼치는 열연을 펼친 이사벨 퍼만이 같은 역할로 등장해 캐릭터와 더욱 싱크로율 높은 연기로 사실감을 더했다. 할리우드의 인정받는 연기파 배우 줄리아 스타일스가 사이코패스와 대적하는 엄마 역을 맡아 극의 긴장과 몰입을 높이며 극찬을 자아낸다.
6일 가장 먼저 개봉한 ‘스마일’(파커 핀)은 극장가 공포물의 흥행 바람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마일’은 자신의 눈 앞에서 기괴한 미소와 함께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를 목격한 정신과 의사 로즈가 죽음의 실체를 추적해 나가는 미스터리 공포다.
영화는 일상의 웃음을 섬뜩한 공포로 묘사한다. 끝나지 않는 기괴한 미소의 굴레에 대한 인간의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공포영화 특유의 점프 스케어(무언가 튀어나와서 겁을 주는) 장면을 활용, 호러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14일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최근 ‘스마일’은 글로벌 흥행 수익이 1억 달러(한화 약 1428억원)를 돌파했다. 올해 공포영화가 전 세계 흥행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놉’, ‘블랙폰’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이다. 특히 ‘스마일’의 이번 기록은 앞선 두 작품과 달리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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