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건강 명의] 고개 숙인 젊은층… 목디스크·경추척수증 주의하세요

입력 : 2022-08-12 01:00:00 수정 : 2022-08-11 19:53:0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장시간 스마트폰·PC사용이 원인
경추척수증, 초기에도 수술 고려해야
목디스크, 약물 등 보전치료로 호전
유산소운동, 바른자세 유지에 도움

목통증을 호소하는 현대인이 매년 증가세다. 특히 젊은층에서 통증을 겪는 빈도가 높아졌다. 문제는 ‘잘못된 자세’. 목통증이 발생하면 누구나 겪는 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칫 ‘목디스크’와 ‘경추척수증’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경희의료원

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잘못된 자세로 목에 가해지는 부담은 고스란히 경추 속 디스크, 관절, 근육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당장은 괜찮지만 장기적으로 누적되면 나이가 들어 경추척수증, 목디스크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경추질환 분야의 명의로 꼽힌다. 연간 수술 환자의 95%가 경추질환자일 정도다. 11일 강경중 교수를 만나 젊은층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경추질환에 대해 들었다.

 

-최근 젊은 경추질환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어떤지.

 

“경추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60~70대이지만, 잘못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경우가 늘어난 탓인지 젊은 환자도 부쩍 증가한 게 사실이다.

 

정형외과계에서는 이를 예측했다. 2008년 스마트폰이 등장한 게 한 원인이 될 수도 있겠다. 스마트폰은 삶에서 꼭 필요한 기기다. 하지만 아무래도 작은 화면을 보려 목을 가까이 기울이다보니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고개를 오래 숙인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누적된 피로감과 부담이 발현될 우려가 충분히 존재한다.

 

실제로 30대에서의 경추수술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학업·업무도 PC사용도 습관화됐고, 지속된 실내생활로 인한 운동부족도 한 원인이 될 수 있겠다. 사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눈도 목도 아파 기기를 오래 사용하지 못한다. 젊은 사람들은 당장 아픈 것을 잘 모르니 일단 쓰고 피로가 누적돼 질환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젊은 환자에서는 경추척수증보다는 목 디스크를 가진 경우가 많다.

 

다만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현재 20대에서 수술은 거의 없고, 30~40대에서는 예전과 달리 수술환자가 상당히 늘었다. 과거만 해도 해당 연령대에서의 수술은 0%였다. 현재는 10~20%까지 높아졌다. 엄청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환자 연령대가 어려지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증명된다.

 

다만 30~40대에서만 경추 건강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50대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고령층 환자가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디지털기기 사용의 일상화로 전연령대에서 다같이 목의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강경중 교수가 경추척수증과 목디스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왜 문제가 되나.

 

“목은 매일 5kg 이상의 하중을 견뎌내고 있다. 보통 성인의 평균적인 머리 무게는 약 5kg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자세에 따라 하중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머리를 앞으로 30도 구부리면 경추가 받는 스트레스는 3배 증가한다. 오래 고개를 숙이는 자세는 경추척수증과 목디스크의 공통적인 악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목디스크는 많이 들어봤는데, 경추척수증은 다소 생소하다.

 

“경추척수증과 목디스크는 경추 속 신경이 눌린다는 데서 공통점이 있다. 둘의 차이는 ‘어떤 신경이 눌리는가’다. 경추척수증은 척추 속을 지나가는 중추신경인 척수가 눌려 발생하는 것을 통칭한다. 목디스크는 중추신경에서 팔·다리로 뻗어나가는 말초신경이 눌리며 유발되는 질환이다.

 

중추신경이 눌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목 디스크가 심하면 생길 위험이 있고, 선천적으로 신경관이 좁은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목디스크가 조금만 튀어나와도 신경이 많이 눌리기 쉽다. 인대가 뼈로 바뀌어 신경을 누르는 ‘후종인대 골화증’ 환자도 경추척수증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우리나라,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주로 호발하며 유병률은 2~4% 정도다.

 

경추척수증은 심각한 신경증상을 목 아래 전신으로 일으킨다. 전형적인 증상은 손발의 미세감각과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손의 근육은 무척 미세한 근육 중 하나로, 정교한 작업을 수행해낸다. 젓가락질이 어려워지고, 셔츠 단추를 잠그는 게 힘들어진다.

 

걸음걸이도 예전과 달라진다.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게 아니라 휘청거리는 느낌이다. 스스로는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주변에서 ‘걸음이 이상하다’고 말해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자칫 휘청이다 넘어지면 목부터 다칠 가능성이 커 위험하다. 목 아래로 전신감각이 떨어지다보니 무기력해지기 쉽고, 심한 경우 대소변 기능도 나빠질 수 있다.

 

목디스크는 신경증상보단 통증이 문제다. 목디스크가 심한 환자는 진료실에 들어올 때부터 손을 머리 위로 들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손을 내리고 있으면 말초신경이 더 눌리면서 통증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경추에는 8개의 말초신경이 있어 눌린 신경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다. 전형적인 증상은 5, 6번째 말초신경이 눌리면서 팔을 올릴 때 힘이 빠지고, 손목과 손가락 힘이 빠지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손가락에 저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강경중 교수가 경추척수증과 목디스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경추척수증과 목디스크 치료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중추신경 문제로 유발된 경추척수증은 초기에도 수술을 고려한다. 반면 말초신경이 눌려 발생한 목디스크는 보존적 치료부터 시작한 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수술을 고려한다.

 

이같은 차이는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의 회복성이 다르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중추신경인 척수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는다. 경추척수증 초기에도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경추척수증은 방치하면 3분의 1은 악화되고, 3분의 1은 현상을 유지하고, 나머지 3분의 1에서만 호전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결국 60~70%는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수술은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물질로 대체하거나 좁아진 관을 넓히는 후궁성형술을 주로 시행한다.

 

반면 말초신경은 회복능력이 있다. 이렇다보니 목디스크는 약물, 주사치료, 신경차단술 같은 보존적 치료만 받아도 90%가 호전될 수 있다. 그래도 저림이나 통증이 심하면 그때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수술까지 가는 경우는 ▲목디스크가 오래돼 협착증이 생기거나 ▲다발성으로 관절염이 유발되거나 ▲C자형을 이뤄야 할 목이 앞으로 기울어진 역C자형으로 심하게 변한 경우 고려해볼 수 있다. 수술받은 환자는 대부분 수술 직후 회복실에서부터 ‘너무 좋다’고 말할 정도로 개선효과가 크다.”

 

-목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제언해달라.

 

“젊은 분들의 경추질환 유병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장 후 10년이 조금 넘어선 요즘, 이 정도인데 20년에 접어들면 더 심각해질까 우려된다. 목디스크나 경추척수증 같은 경추신경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뼈의 퇴행성변화로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조금이라도 문제를 줄이려면 평소 잘못된 자세를 반드시 개선해야한다.

 

물론 오랜 기간 이어온 생활패턴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나쁜 자세를 이어가면서 통증을 지우는 법은 없다.

 

목통증을 예방하려면 목에 부담을 주는 사소한 습관을 지워야 한다. 특히 유산소운동에 시간을 투자하길 권한다. 운동 과정에서 정상적인 자세 밸런스를 잡아줄 수 있어서다. 평소 가슴을 펴는 자세를 유지하고, 가끔 하늘을 바라보며 목을 스트레칭 해주자.

 

또, 벽이 보이면 무조건 잠깐이라도 달라 붙어보라. 등을 쭉 펴고 머리까지 붙인다. 옆에서 봤을 때 1자가 되도록 연습하는 게 도움이 된다. 걸을 때에는 이를 기억해 앞으로 목 빼는 게 아니라 어깨를 젖히고, 머리와 턱을 살짝 뒤로 빼 당겨주는 게 올바른 자세다. 턱을 당기고 머리가 뒤로 가도록 하는 자세가 쉽지 않지만, 연습해서 익숙하게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