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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MBTI는 입사 불가?… “개개인 성격 다르니 맹신 마세요”

입력 : 2022-07-15 01:00:00 수정 : 2022-07-14 1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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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영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분법적인 측정·자가 보고식
신뢰도뿐 아니라 타당도 낮아
16가지 유형 다양성 구분 불가
선입견 갖거나 쉽게 판단 않길”
INTJ 이미지. 16퍼스널리티 캡처

# 최근 MBTI테스트를 해본 대학생 A씨. 평소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인싸 기질’이 높았지만, MBTI는 내향적인 성향의 ‘인티제(INTJ)’로 나왔다. 심지어 자신의 MBTI가 일부 기업에서 입사 지원조차 못 하는 ‘지원 불가’ 유형이라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성격유형 테스트 ‘MBTI’의 유행이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일부에서는 MBTI 검사 결과에 대한 과몰입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를 인재채용에도 활용하고 있다.

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캐서린 브릭스와 이사벨 마이어스 모녀가 칼 구스타프 융의 ‘심리유형론’을 이론적 기반으로 개발한 성격유형 테스트다. MBTI는 자가 보고 검사로서, 본인이 직접 설문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측정된다.

하지만 MBTI 결과를 맹신해 상대에 대한 선입견을 품거나 쉽게 판단하면 상대의 실체와 가치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4일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MBTI 검사, 이분법적 측정…신뢰도 높지만, 타당도 낮아

일반적으로 심리 상태를 검사하는 척도에 대해서 평가할 때, 해당 검사가 믿을 만한 것인지, 또는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는 것인지 판단하려면, 신뢰도와 타당도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검사할 때 비슷한 결과가 나와야 해당 검사를 신뢰할 수 있다. 그러나 16개로 나누어지는 성격유형이 재현되려면 4가지 지표가 모두 똑같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재현 확률이 약 66%로 크게 떨어지게 된다. 타당도 역시 이 검사가 얼마나 성격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냐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 MBTI는 이분법적인 측정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가 보고식으로만 구성돼 있어 타당도에도 한계가 있다.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MBTI 검사 결과, 실제 성격 정확히 대변하지 못해

MBTI 검사 결과와 실제 성격과 다르게 나오는 것은 MBTI 검사 자체의 한계점이 있기 때문이다. 분류할 수 있는 성격이 16가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다양한 성격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다.

오주영 교수는 “사람은 대부분 MBTI에서 구분하는 양쪽의 성격 특성 중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둘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쪽 특성이 현저하지 않으면 이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게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자가 보고 검사의 경우 개인이 자신을 스스로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면 실제 성격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MBTI 대신 DSM-5·MMPI 활용

대다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현장에서는 MBTI 검사가 활용되지 않는다. 이보다는 치료가 필요한 성격 문제를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 진단 기준에 기반해 판단하고 문제가 있는 경우 인격장애를 진단하게 된다.

오 교수는 “MBTI로 판단하는 성격유형 중에는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병적인 부분을 판단하는 검사가 아닌 만큼 많이 쓰이지는 않는다”며 “반드시 병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환자의 전반적인 성격 특성을 파악하는 데 더 유용한 검사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임상 현장에서는 MMPI(미네소타 다면적 인성 검사)를 많이 활용한다. 이는 성격 외에도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다양한 정신 병리에 대해 효과적으로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객관적 심리 검사로 알려져 있다.

◆MBTI 틀 안에 갇히지 마세요… 스스로 장단점 보완해야

오주영 교수는 “MBTI를 통해 평가한 본인 또는 타인의 성격적인 특성에 대해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서 가볍게 활용하는 것은 분명히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개인의 성격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결과를 너무 맹신하여,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을 갖거나 쉽게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신의 성격 역시 MBTI로 평가된 하나의 틀 안에 가두는 것보다는 본인이 가진 성격적 특성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참고 자료로서 생각하는 것으로 활용하는 게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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