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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암살자’ 췌장암, 원인과 치료법은?

입력 : 2022-03-18 01:00:00 수정 : 2022-03-17 18: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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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8명, 5년내 사망 ‘치명적’
노화·흡연·음주 등 주요 위험인자
조기 발견 어려워…전조증상 황달
항암제 발전으로 치료 실적 개선

“항암치료 안할래요. 못 들었어? (생존확률이) 0.8%라잖아. 누가 장담해 내가 0.8인지 아닌지”

최근 방영중인 JTBC 드라마 ‘서른, 아홉’에서 찬영이 삼십대의 끝자락에 췌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암 진단과 동시에 6개월 시한부가 된 찬영은 끝내 항암치료를 거부한다. 췌장암은 ‘진단이 곧 사형선고’라고 불릴 정도로 예후가 나쁜 편에 속한다. 최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췌장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13.9%로 전체 암 생존율 70.7%의 5분의 1 정도다. 췌장암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5년 안에 사망한다.

류지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17일, 췌장암의 원인·증상부터 치료법까지 류지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게 들었다.

-췌장암의 발생 원인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발생 원인은 특정하지 않다. 노화, 흡연 경력, 만성 췌장염 등이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유전자나 가족력에 따라 발병 확률이 크게 증가한다. 집안에 췌장암 환자가 2명만 돼도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높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이런 케이스는 의학적으로 ‘가족성 췌장암’이라고 한다.”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3.9%로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이유가 있다면.

“첫째로 조기 발견이 어렵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복통 등 환자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둘째, 수술이 까다롭다. 췌장암을 최선의 치료법은 수술이지만 진단 시점에서 수술 가능성은 20% 미만으로 낮다. 3기는 암세포가 췌장 주변의 동맥까지 침범한 상태고, 4기는 암세포가 간 등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돼 수술이 어렵다.

셋째, 재발 가능성이 높다. 다른 암은 1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생존율이 95~100% 정도고 항암치료도 필요치 않다. 반면 췌장암은 재발 가능성이 높아 수술 후 5년 생존율도 30%로 낮다. 수술 후 항암치료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췌장암의 주요 증상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복통, 식욕부진, 체중감소, 황달 등이 꼽힌다. 일반적인 췌장 질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췌장이 손상되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겨 당뇨병에 걸리거나, 지방 소화가 어려워져 기름진 변을 볼 수 있다.”

-조기 발견 방법은 따로 없나.

“췌장암 증상 중 황달은 눈의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착색되는 증상으로, 십이지장에서 분비된 담즙(쓸개즙)이 딱딱해진 췌장으로 인해 내려오지 못하고 혈중에 고여서 발생한다. 황달은 비교적 조기에 나타나므로, 황달이 생겼을 때 발견된 췌장암은 수술 가능성이 높다.”

-수술이 어렵다면 항암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췌장암 치료법은 사용하는 약제의 종류에 따라 3제 요법(5-fu 외 2개의 약제 사용)과 2제 요법(젬시타빈, 아브락산 약제 사용)으로 구분한다. 3제 요법은 한 달에 두 번 2박 3일간 입원하며 항암제를 투약하는 치료법이다. 반면 2제 요법은 투약시간이 30분 정도로 짧아서 일주일에 한 번씩 투약이 이뤄진다. 약물에 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지면 다른 치료법으로 넘어갈 수 있다.”

-최근 췌장암 항암치료 성적은 어떻게 달라졌나?

“최근 5년간 항암제의 발전으로 치료 실적이 개선됐다. 췌장암 4기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이 6개월에서 12~14개월까지 증가했고, 수술이 어려운 환자가 항암치료를 통해 수술이 가능할 만큼 호전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 특정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사람이 ‘3제 요법’에서 치료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환자 100여 명의 유전자 분석 결과, ERCC6 유전자 유무에 따라 3제 요법의 치료효과가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효과적인 항암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항암치료 환자에게 제언해달라.

“췌장암은 식욕부진을 유발하는데, 여기에 항암치료까지 더해지면 입맛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식사를 거르면 체력이 낮아져 항암제 부작용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환자에게 식욕 촉진제를 처방할 만큼 식이요법이 중요하다. 탄수화물·지방질을 피하고 단백질 위주로 먹어야 하며, 가까운 동네 의원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 영양제를 맞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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