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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노히트노런’…미란다가 키우는 ‘두산의 가을’

입력 : 2021-09-01 18:12:22 수정 : 2021-09-01 18: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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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회말 2아웃에서 안타를 맞는 순간 허탈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마지막 타자 최형우(KIA)를 뜬공으로 처리한 뒤에는 포수 박세혁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터덜터덜 걸음에 아쉬움이 그대로 묻어났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이 원하는 바에는 정확히 일치했다. 두산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2)가 1피안타 완봉승으로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미란다는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KIA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일을 냈다. 9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KBO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기록했다. 9회말 2아웃까지 단 한 명에게도 안타를 내주지 않으면서 두산 역대 4번째 노히트노런을 완성하는가 했으나 김선빈에게 안타를 내주고 완봉으로 끝냈다. 두산은 미란다의 완벽투에 힘입어 KIA를 5-0으로 꺾었다.

 

 미란다는 첫 이닝부터 3회까지 단 한 명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나머지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무리 없이 수확했고, 5회에도 이창진에게만 볼넷을 허용하고 김태진, 프레스턴 터커, 한승택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7회말 두산 타선이 2득점을 뽑아내면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었으나 8회초 마운드에 올라서도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제압했다. 마지막 9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선점한 뒤 김선빈에게 좌측선상 2루타를 내줬고, 최형우를 돌려세우면서 완봉승으로 만족했다.

 

 어느 때보다 반가운 완봉승이다. 시간을 돌려보자.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근 코칭스태프 보직을 변경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며 타격코치를 교체했다. 타격지표가 나쁘지 않았던 만큼 이례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뒤따랐지만 보직 변경에는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이 담겨있었다.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시점 김 감독이 내릴 수 있는 초강수 카드였다. 교체 카드 안에는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이보다 극적인 카드가 있을까. 시즌 초반 꾸렸던 필승 계투조가 모두 무너졌고, 김 감독조차 승부처 운영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주축들이 매년 자유계약(FA)으로 팀을 떠나는 와중에도 황금기를 누려왔던 두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믿을 만한 카드가 많지 않은 시점에 미란다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가을’을 외쳤다.

 

 경기를 마친 뒤 미란다는 “코치가 올라왔을 때 내가 경기를 끝낼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고 이야기했다. 노히트노런을 놓친 게 아쉽거나 그런 것은 없고 팀을 승리할 수 있도록 좋은 피칭을 한 게 기쁘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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