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의 국산 대작인가. 영화 ‘모가디슈’가 화끈한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극장가가 오랜만에 달아올랐다. 코로나 19로 숨죽였던 한국 영화계에 구원투수 역할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모가디슈’는 전날 12만6670명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 수는 13만6741명. 이로써 ‘발신제한’(5만5698명)을 제치고 2021년 한국영화 개봉작 가운데 최고의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체급부터 남다르다. ‘모가디슈’는 제작비 약 250억원을 썼다. 코로나 19 유행기로 접어든 지난해 상반기 이후 개봉작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작품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150억) 및 ‘반도’(190억)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그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 속 탈출기 그린 내용으로, 과거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장소는 100% 모로코에서 진행됐는데 ‘글래디에이터’(2000) ‘블랙 위도우’(2021) 등 할리우드 대작들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현존하는 자동차보다 구하기 힘들다는 올드카를 해외 각지에서 공수하는 것도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돈을 쏟아부은 만큼 ‘때깔’이 나왔다. 스크린에 구현되는 리얼리티는 혀를 내두를 정도.
이제 쓴 만큼 거두어야 한다. 어느 정도 흥행이 가능할까. 우선 올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발신제한’(95만922명)을 비롯해 올해 흥행 최고봉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블랙 위도우’(267만8036명)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다만 악을 구하소서’(435만7803명)를 넘긴 힘들어 보인다. 해당 작품은 개봉일인 지난해 8월 5일 34만4910명을 동원해 ‘모가디슈’보다 두 배가 넘는 스코어 격차를 보인다. 당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전국에서 하루 30명 안팎을 보이며 소강상태였기 때문에 흥행도 가능했다.
과연 ‘모가디슈’가 올해 국산 영화의 흥행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까. 코로나라는 최악의 시기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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