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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이슈] 끝내 닿지 못한 황제의 꿈…韓 태권도에도 적신호 켜졌다

입력 : 2021-07-26 14:01:30 수정 : 2021-07-26 17: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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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거머쥐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이다.

 

‘태권도 황제’가 빈손으로 돌아섰다. 이대훈(29·대전시청)은 25일 일본 도쿄 마쿠하리 메세 홀A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6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자오솨이에게 접전 끝에 15-17로 패했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다.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였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듯했다. “조금 더 잘했을 때의 모습으로,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 세 번의 올림픽, 닿지 못한 금메달의 꿈

 

이대훈은 한국 태권도의 자부심이었다. 수년 동안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세계선수권에서 세 차례 우승한 것을 비롯해 아시안게임 3연패, 월드그랑프리 5연패 등 국제무대를 휩쓸었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 또한 4차례나 수상했다. 최고의 자리에서도 끊임없이 구슬땀을 흘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곳곳에 물집 잡힌 발이 그간의 노력을 대변한다. 아내 안유진씨는 “어느 한 시합도 가벼운 마음으로 임한 적 없던 사람”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선수 이대훈의 마지막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4개 메이저 대회 우승(그랜드슬램)까지 남아 있는 단 하나의 퍼즐이기도 했다. 201년 런던 대회부터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섰다. 한국 태권도 선수로선 황경선과 차동민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유독 금메달과는 연이 없었다. 런던올림픽에선 58㎏급 은메달을, 리우올림픽에선 68㎏급 동메달을 획득했다. 끝내 한을 풀지 못했다. 이번 대회 16강 1회전에서 패한 데 이어 동메달결정전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 황제의 뒷모습, 한국 태권도의 위기를 말하다

 

이대훈의 씁쓸한 뒷모습은 한국 태권도의 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13개의 금메달(은메달 2개, 동메달 5개)을 쓸어 담았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선 출전 선수 4명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계올림픽에서 양궁(금메달 23개)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금메달을 수확한 효자종목이다. 이번 대회엔 역대 최다인 6명이 나섰다. 이대훈, 장준(58㎏급·동메달) 등이 아쉬움을 삼키며 적신호가 켜졌다. 27일 출격하는 인교돈(남자·80㎏ 이상급)과 이다빈(여자·67㎏ 이상급)만이 희망이다.

 

변화가 필요하다. 각국 선수들의 기량은 이미 상향평준화됐다. 4D 리플레이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되면서 세계인들의 많은 관심을 얻고 있지만 정작 선수들의 기량은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넘게 실전 공백이 생긴 부분도 악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좋은 선수를 육성하고 싶다고 밝힌 이대훈은 “예전엔 타이밍 싸움도 많이 하고 공격방식도 다양했다”면서 “지금은 실점하지 않기 위한 공격만 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를 보면 스타일이 다 비슷하다. 태권도가 더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애정을 표했다.

 

사진=뉴시스 / 이대훈이 도쿄올림픽 무대에서 경기를 치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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