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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스타] 박지수만이 김학범호에서 ‘와일드카드’ 다웠다

입력 : 2021-07-25 23:14:55 수정 : 2021-07-25 23: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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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적 부담이 컸을 것이다. ‘땜빵‘이라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을 터. 그런데도 와일드카드로서 제 몫을 해줬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올림픽대표팀 핵심 수비수 박지수(27·김천상무) 이야기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일본 이바라키현에 위치한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마니아와의 2020도쿄하계올림픽 B조 2차전에서 4-0 대승을 챙겼다. 지난 1차전 뉴질랜드전에서 0-1로 패했던 김학범호는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1차전과 비교해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수비라인의 안정감이었다. 

 

 김학범호는 이번 올림픽 참가를 앞두고 큰 변수를 맞았다. 최초 와일드카드로 뽑았던 김민재(25)가 소속팀 베이징 궈안(중국)의 반대로 차출이 무산된 것. 올림픽은 의무 차출 규정이 없는 대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아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최하는 까닭이다. 황의조(29·보르도), 권창훈(27·수원삼성) 등 이미 합의가 된 선수들과 달리 김민재는 끝내 소속팀을 설득하지 못했다. 결국 김학범 감독은 출국 전날(16일) 급하게 플랜B인 박지수를 불렀다.

 

 박지수는 잔인한 말이지만 땜빵이었다. 잘해도 본전이었다. 제 몫 이상을 해줘야만 김민재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었다. 상황은 박지수의 편이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제대로 호흡도 맞추지 못한 채로 급하게 도쿄행 비행기를 탔다. 팀 스포츠인 축구에서, 중앙 수비수인 박지수가 빛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실제 뉴질랜드전에서 박지수는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미미한 활약에 그쳤다.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선발에서 빠졌다. 첫 올림픽 출전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차전은 달랐다. 황의조, 권창훈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에 그치는 사이 박지수만이 유일하게 와일드카드다운 행보를 보였다. 와일드카드로서 수비 라인 조절은 물론, 중앙 수비의 기본인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김학범호가 무실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이다.

 

 

 또 현대 축구에서 중앙 수비에게 요구하는 패스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경기 내내 양질의 패스를 전방으로 뿌린 박지수는 후반 44분 기점 역할을 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수비 사이로 쇄도하는 강윤성을 향해 훌륭한 패스를 내줬다. 이를 받은 강윤성은 이강인에게 패스, 이강인이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했다. 강윤성, 이강인만큼이나 박지수의 지분이 높은 득점이었다.

 

 적어도 이번 루마니아전만큼은 박지수가 김학범호의 플랜B가 아닌 플랜A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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