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글·사진 정희원 기자] 여름철 대표 국민여행지 ‘부산’의 밤은 낮 못잖게 열정이 넘친다.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 세련된 도시풍경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까이에서, 멀리서 아름다운 야경 속으로 직접 들어가 여름밤의 정취를 느껴보자. ‘부산의 밤이 이렇게 멋지구나’ 감탄이 절로 나온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는 ‘부산 밤바다의 멋짐’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4일,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지사가 ‘강력 추천’한 부산의 여름밤을 즐길 수 있는 ‘뷰 포인트’ 명소를 찾아가봤다.
◆서핑맛집 ‘송도’, 케이블카·구름다리로 ‘야경맛집’ 변신
서퍼들이 즐겨찾는 송도의 밤이 더 반짝반짝해졌다. 낮 시간, 송도해수욕장에서 서핑하며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면 저녁무렵에는 구름다리를 걷고, 케이블카를 타보자.
송도해수욕장에 최근 새로 생긴 명물이 바로 ‘송도 용궁 구름다리’다. 용궁 구름다리로 향하는 공원에는 이곳에 사는 고양이들이 애교를 부리며 반겨준다. 오후 5시 반까지 입장할 수 있고, 6시까지 둘러봐야 한다. 다리를 건널 때 투명한 바닥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고, 다리가 제법 흔들거려 걷는 재미가 있다.
저녁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야경을 즐겨보면 어떨까. 송도해상케이블카 ‘부산에어크루즈’를 타면 부산 밤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7~8월 하절기에는 밤 10시까지 운영해 저녁을 먹고 가도 여유로운 관람이 가능하다. 특히 발 아래로 바다가 보이는 ‘크리스털 크루즈’가 추천된다. 바닥이 막힌 일반 에어크루즈와 5000원 차이가 나지만, 관광객들도 크리스털 버전을 더 선호한다고.
케이블카는 최고 86m 높이에서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km 바다 위를 가로질러 운행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스카이하버 전망대에 이르면 송도해수욕장, 부산 영도와 남항대교, 송도 해안둘레길, 파도치는 기암절벽까지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한국의 산토리니 ‘영도’… 카페투어하며 여유로운 야경감상
MZ세대 관광객이 사랑하는 부산 여행지 중 하나가 ‘흰여울마을’이다. 아이돌 가수 강다니엘이 다닌 중학교가 인근에 있어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부산 영도에 위치한 이곳에는 꼬불꼬불한 길이 이어진다. 바다를 마주본 길 한편에 자그마한 주택과 카페, 잡화점 등이 메우고 있다. 파란 바다와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어우러져 ‘한국의 산토리니’라고 불린다는데, 바로 납득이 간다. 흰 벽과 푸른 계단, 벽화가 어우러진 마을 어디서든 셔터만 누르면 그림이 된다.
흰여울마을의 밤 역시 낮 못잖게 아름답다. 이를 중심으로 영도 일대를 다녀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특히 최근의 영도는 ‘카페 투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데, 이는 ‘신기산업’ 덕분이다. 신기산업은 1987년 방울공장으로 시작한 사무용품 제조업체다.
2017년 영도 꼭대기에 회사의 사옥을 카페로 운영하며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카페 이름도 회사명과 같은 ‘신기산업’이다.
특히 이곳 카페의 루프탑으로 올라가면 부산항대교 일대를 담을 수 있다. 저녁 무렵에는 다리와 배, 항구 하역시설들에 하나 둘 불이 켜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바다멍’도 가능하다. 해가 뉘엿뉘엿 떨어지려는 일몰 무렵에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라운지체어도 다수 마련돼 있어 무척 편안하다. 카페 지하에는 이전 신기산업 창고를 개조한 ‘신기잡화점’이 있으니 둘러보자. 기념품을 구입하기에 좋다.
신기산업은 영도 내 3개 카페를 운영 중이다. 각각의 매력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다. 1호점 신기산업 주변에는 유치원 건물을 개조한 ‘신기숲’이 기다리고 있다. 대나무와 소나무에 둘러싸여 한폭의 동양화같은 뷰를 만날 수 있다. 흰여울마을에는 3호점 ‘신기여울’을 냈는데, 이곳은 MZ세대에게 이미 ‘뷰 맛집’으로 인정받은 카페다. 화이트·그레이톤으로 1·2호점에 비해 아기자기한 공간이다.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 크루즈 타고, 전기차 타고 해운대 즐기기
아예 부산의 야경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것은 어떨까. 해운대 일대에서는 부산의 야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즐길만한 재미요소가 가득하다. 이미 ‘인생샷 성지’로 꼽히는 더베이101은 물론 크루즈를 타고, 직접 운전하며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부산 마린시티 일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다녀보면 어떨까. 간편하게 이동하는 것은 물론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부산시 관광 벤처 스타트업 투어스태프는 초소형 전기차를 활용한 ‘투어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는 비대면 모빌리티 쉐어링 서비스(관광지 차량 공유 서비스)다. 현재 부산시 주요 관광 거점에서 투어지 50대가 운영되고 있다. 앱을 통한 최적 에코투어 코스 제안 등 ‘스마트한 관광’을 톡톡히 경험할 수 있다. 운전면허를 소지한 운전자 1명과 뒤에 1명이 더 탑승할 수 있는데, 뒷좌석은 그리 넓지 않아 유의해야 한다.
이날 김남진 투어스태프 대표의 리딩으로 마린시티를 둘러봤다. 운전자는 김 대표의 리딩을 따라 코스를 따라가고, 광안대교를 감상하는 등 뷰포인트에서 야경을 즐긴다. 작은 전기차들이 줄지어 관광하는 모습 그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부산 밤바다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유람선 ‘해운대 리버크루즈’를 추천한다. APEC 나루공원에서 출발해 수영강과 해운대·광안리 바다를 거친다. 마린시티, 광안대교를 가까이에서 둘러볼 수 있는 부산 최초의 도심형 유람선이다. 쏟아질 것 같은 불빛과 바닷바람에 여행 기분이 한층 고조된다. 크루즈에서 부산의 야경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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