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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명의] ‘시한폭탄’ 복부 대동맥류, 고령자·고혈압 환자 노린다

입력 : 2021-06-25 03:01:00 수정 : 2021-06-25 18: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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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준 경희대병원 이식혈관 외과 교수 / 장년층 혈관 노화로 발병률 ↑ / 고지혈증·비만·흡연도 위험요소 / 증상 없어 파열시 치사율 높아 / 혈압·복부비만 관리에 힘써야

[정희원 기자] 혈관도 나이가 든다. 오래 쓸수록 탄력이 떨어지고, 잘 관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대동맥도 예외는 아니다. 대동맥은 인체에서 가장 굵은 혈관으로, 심장에서 분출되는 혈액을 인체에 공급한다. 이 역시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혈관 일부가 부풀어올라 ‘대동맥류’에 노출될 수 있다. 20년 전만해도 흔한 질환은 아니었지만,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진단기술이 좋아지며 환자가 늘고 있다.

 

문제는 대동맥류를 방치하다간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동맥류는 크게 복부·흉부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복부대동맥류가 전체의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부대동맥류는 흔히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평소 아무렇지도 않다가 갑자기 파열된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복부 대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4일 대동맥류 치료 명의로 꼽히는 안형준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를 만났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질환 특성상 매일 24시간 분주하게 치료에 나서고 있다.

안형준 경희대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복부 대동맥류를 설명하고 있다.

-복부 대동맥류의 원인은 무엇인가.

 

“건강한 성인의 대동맥 지름은 보통 2.4~3㎝ 내외다. 하지만 노화·고혈압·죽상동맥경화증 등으로 약해진 복부 대동맥 혈관이 혈압을 견디다 못해 팽창하게 된다. 대동맥이 정상일 때보다 1.5배 이상 팽창했을 때 대동맥류에 노출됐다고 본다. 특히 60대 이상 장년층은 나이가 들며 혈관 벽이 약화되다보니 이같은 문제에 취약해진다.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과 비만, 흡연도 위험요소 중 하나다.”

 

-복부 대동맥류가 위험한 이유를 설명해달라.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복부 대동맥류를 의심할 만한 증상은 없나.

 

“복부 대동맥류를 가진 경우 일상 속에서 흔히 느끼는 ‘애매모호한 복부불편감’ 정도만 나타나 의심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굳이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실제로 움직임이 많은 복부 장기들은 혈관 변화의 영향을 쉽게 받지 않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수년간 대동맥류의 존재를 모르고 살아가는 환자도 많다. 환자의 4분의 3은 건강검진 시 초음파검사로 발견되거나, 다른 과에서 수술준비하다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부 대동맥류가 갑자기 파열되면 무조건 사망하게 되나.

 

“아무래도 위험 우려가 높다. 방치된 복부 대동맥류가 갑자기 파열된 경우 3분의 1은 집에서, 3분의 1은 응급실로 오는 길에서, 3분의 1은 응급실에서 사망한다고 보면 된다. 수술실까지 들아오면 ‘천운’이라고 할 정도다. 대동맥류가 파열되면 내부에서 다량의 출혈이 발생해 혈압이 떨어지고 점차 의식을 잃게 된다. 결국 혈액공급이 더뎌지며 사망에 이르게 돼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복부 대동맥류 치료는 크게 ‘인조혈관 치환술’과 비수술적 치료인 ‘스텐트 삽입술’ 두 가지다. 대동맥류 모양이 많이 꺾이는 등 이상이 있다면 개복 후 늘어난 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바꿔주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한번 늘어난 대동맥은 약물치료를 통해서는 되돌릴 수 없다.”

 

-예방법은 없나.

 

“고지혈증과 고혈압 등 혈관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를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 이들 만성질환을 유발할 우려가 높은 복부비만 등 관리에도 나서야 한다. 대동맥류를 악화시키는 흡연·혈압관리는 철저히 지켜야 한다. 복부 대동맥류는 65세 이상 연령층에서 발생 위험이 4~5배가량 높아진다. 60세 이상 장년층은 1년에 한번씩 복부초음파 등으로 대동맥류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파열 전 대동맥류를 발견하면 사망률이 2~6%로 줄어든다.”

 

-복부대동맥류는 흔히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데.

 

“꼭 그렇지 않다. 고령화로 인한 노화가 원인중 하나인 만큼 요즘엔 여성 환자도 많다.”

 

-복부 대동맥류 여부를 자가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조용한 곳에 가만히 누워 배꼽 주변에 박동성이 느껴지는 듯한 느낌의 덩어리가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대동맥은 특성상 심장 박동이 그대로 전해지게 된다. 이럴 경우 혈관외과를 찾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의사로부터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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