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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펜트하우스'…방심위 무용론 [SW시선]

입력 : 2021-03-03 15:14:38 수정 : 2021-03-03 15: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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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도대체 몇 번의 살인이 나오는지 세어봤다. 1회에만 무려 3명의 목숨이 잔혹하게 사라진다.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는 ‘펜트하우스 2’ 얘기다. 전편부터 무수한 막장 논란이 펼쳐지고 있지만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관리·감독 기구마저도 유명무실하다는 점이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2’는 지난달 27일 방송된 4회분이 2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현재의 분위기라면 지난 1월 5일 종영한 전편이 세운 최고시청률 28.8%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가에서 20%대의 시청률은 넘기 힘든 마의 벽으로 불리는 만큼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적나라한 불륜 묘사는 차치하더라도 잔혹성 문제는 그냥 덮을 수 없다. 다만 19세 딱지(19세 이상 관람가)를 붙인 만큼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도 있다. 문제는 19세 딱지의 효용성이다. 지상파 채널은 타 콘텐츠보다 접근이 수월하다. TV로 시청할 경우 한두 번의 리모컨 조작으로 접할 수 있기 때문. 이에 사실상 19세 이상 관람가로 설정하는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더구나 해당 드라마는 소위 프라임 타임대로 불리는 오후 10시에 방영된다. 

 

높은 시청률은 강력한 파급력을 의미한다. 시청각 요소를 완벽히 갖춘 TV 콘텐츠의 모방력을 간과할 수 없다. 해당 드라마는 학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담으면서 학생들 간의 왕따 및 폭력을 주된 요소로 삼고 있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소지가 있다.

 

 

관리·감독 기구도 유명무실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지난 1월, ‘펜트하우스 1’의 폭력 장면 연출과 관련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제재를 비웃듯 이번 편에서도 잔혹한 장면들이 여전히 연출되고 있어 사후약방문에 머문다. 당시 주의를 받은 주요 근거 중 하나는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오후 1시부터 오후 10시)에 재방송한 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펜트하우스 2’ 역시 오는 5일 낮 12시 5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재방송을 예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방심위는 일시 정지 상태다. 지난 1월 29일 방심위 4기 위원들이 임기 만료됐지만 5기 상임위원 배정이 늦어지면서 민원에 대한 심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방심위 위원은 총 9명으로 정부와 여당이 6명, 야당이 3명을 추천하게 되는데 초반부터 기 싸움이 펼쳐지면서 후보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

 

최근 연예계와 체육계를 비롯해 사회 전반적으로 학교 폭력과 관련해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TV 콘텐츠에 대한 관리·감독 기구인 방심위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사이 ‘펜트하우스 2’를 통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잔혹한 장면들이 여과 없이 전달되고 있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SBS ‘펜트하우스2’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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