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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NC 양의지 가지각색 ‘3완장’…“모범이 되겠습니다”

입력 : 2021-02-27 18:10:00 수정 : 2021-02-28 00:3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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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처음에는 그라운드에 선 동료 8명의 눈 역할이었다. 그리고 선수단의 고충을 듣는 귀가 됐고, 프로야구선수 전체를 대변하는 입이 됐다. 하나만 차도 허리가 굽는다는 완장만 세 개, 삼위일체를 꿈꾸는 NC 포수 양의지(34)는 “모범적인 선수가 돼야죠”라고 말했다.

“포수는 다릅니다.”=한국시리즈 중 무릎 뒤쪽에 불편함을 느낀 포수 양의지는 검진을 받고 겨우내 치료와 회복에 매진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주변 근육 강화에 힘을 쏟았다. 홈구장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정상 참여하려는 의지였다.

 

 쌀쌀해진 날씨에 일부 동료는 훈련양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양의지는 웃었다. 포수 포지션의 훈련은 날씨에 제약이 없다. 양의지는 “포수는 실내에서 더 많은 훈련을 할 수 있다. 블로킹이나 송구동작 스텝, 순발력 등 거의 훈련은 실내에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사실 저는 실내에서 하는 훈련 안 좋아합니다”라고 허허 웃었다.

 

 고단한 훈련에도 눈은 재빠르게 돌아간다. 지난해 호흡을 맞춘 새내기 투수들에게서 이제 자신감이 느껴진다. 스스로 동기부여를 찾고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게도 느껴진다. 양의지는 “작년에 또 좋은 성적을 냈던 친구들이 올해 더 잘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누가 기대되는가’라고 묻자 양의지는 “딱히 누구라고는 말을 못하겠다. 아직 한 번도 공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웃었다. 포수 양의지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고 있다.

“놓아주시면 감사합니다.”=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이 됐다.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다”면서도 특유의 시크함으로 “힘들다”고 정리했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품었다. 주장 연임은 기정사실화가 됐다.

 

 그래도 양의지는 이동욱 감독을 찾았다. 유격수 노진혁을 추천했다. 내외야 중심에 서는 유격수 포지션의 역할론까지 설명했다. 주장직을 넘기고 싶다는 우회적 표현에 차선책까지 마련한 여우의 묘수였다. 거절당했다. 이 감독은 “양의지 만한 주장은 없다. 그래서 1년 더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감독님이 고민도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싫다고 하시더라”고 고개를 떨궜다.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자 2년차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소통을 강조했다면 올해는 적정선이다. 주장으로서 희생하면서도 선수간 선을 지키겠다는 것. 양의지는 “내가 무작정 다가가면 요즘 친구들은 더 어려워한다. 그래서 동생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주는 게 편할 것 같아서 터치하지 않고 있다”며 “어린 선수들이 나와 15살 차이더라. 후배들이 나를 어려워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이제 조력자가 나올 타이밍. ‘대신 나서주는 후배가 있나’라는 질문에 양의지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아무도 없다. 지금 아주 좋다”고 웃었다. 주장 양의지는 지금 고독하다.

“저 야구만 했잖아요.”=생각지도 않았던 시점에 선수협회장이 됐다. ‘언젠가 한 번은 할 수도 있겠다’라고만 짐작했던 그 역할이 하루 만에 자신의 몫이 됐다. 9회말 2아웃 만루에서도 떨지 않던 양의지 회장은 걱정을 한가득 떠안았다.

 

 선수협 이사진으로서 경험한 업무와는 달랐다. 10개 구단 중 한 팀의 선수로서 해야만 하는 일에 관해서는 오케이. 그런데 전체를 책임지는 일은 맥락이 달랐다.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안건과 차후 계획은 모두 대외비. 결과물이 나오면 공개하지만 그 전까지는 봉인이다. 양의지는 “무게감이 상당하다.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됐다. 지금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며 “지금의 경험들이 은퇴한 뒤 제2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사복을 입은 양 회장이 자신 있게 꺼낸 말은 야구계 발전. 양 회장은 “선수협이 뒤에 있지 않고 나와야 한다. 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나아가는 게 맞다”며 “예전에는 우리가 받아들일 것만 상의했다면 올해는 KBO와도 논의를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목소리를 낸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N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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