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볼 게 없다’는 말은 옛말 원주의 가을에 빠져들다

입력 : 2020-10-26 03:01:00 수정 : 2020-10-26 18:27:5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강원도 빅3’ 관광지로 각광 / ‘소금산 출렁다리’ 길이 200m 자랑 / 아파트 40층 높이… 섬강 절경 한눈에 / ‘뮤지엄 산’ 자연·건축 절묘한 조화 / 2030 커플 데이트 코스로 인기만점

[원주=글·사진 전경우 기자] 원주는 ‘강원도 빅3’에 속하는 도시다. 모든 영역에서 도청이 있는 춘천, 바다를 끼고 있는 강릉과 경합해 왔지만 유독 관광 분야에서는 약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원주는 달라졌다. 강력한 ‘원투펀치’ 뮤지엄 산과 소금산 출렁다리를 장착한 뒤 ‘강원도 대표 관광지’ 자리에 출사표를 던지며 주목받고 있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길이 200m, 높이 100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다.

▲‘출렁다리 열풍’의 주인공, 소금산 출렁다리

소금산 출렁다리는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하는 ‘출렁다리 열풍’의 원조 격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최고 전성기때는 하루 최대 2만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소금산 출렁다리가 ‘대박’나며 전국에 수많은 출렁다리가 놓였다.

이 다리는 길이가 무려 200m이며, 높이는 아파트 40층 높이에 육박하는 100m에 달한다. 다리까지 올라가는 데크 계단부터 경사가 상당해 다리는 이미 후들거리기 시작한다. 바닥이 격자형으로 만들어져 발아래가 훤히 보이는 이 다리는 내면에 숨겨져 있던 고소공포증을 끄집어낸다. 쉽게 건너는 방법은 단 하나. 아래를 보지 않는 것이다.

출렁다리는 폭 1.5m로 두 사람 정도 지나갈 수 있지만,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어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마주칠 걱정은 없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소금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하늘바람길 산책로를 따라 하산하는 길로 나뉜다. 하늘바람길을 따라 내려 오다 보면 출렁다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직접 건널 때보다 멀리서 다리를 바라보면 더 아찔함이 느껴진다.

출렁다리가 있는 소금산 암벽 봉우리 스카이워크 전망대에서는 섬강의 빼어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소금산 출렁다리가 있는 간현관광지는 과거 80년대와 90년대 수도권 야유회와 대학생 MT 수요를 빨아들이던 잘나가는 관광지였다. 하지만 강촌보다 교통이 불편하고 별다른 매력 포인트가 없어 IMF 이후 급격히 쇠락했다.

지난 2018년, 출렁다리 설치라는 ‘심폐소생술’로 간현관광지를 살려낸 이는 도시공학을 전공한 원창묵 원주시장이다. 3선의 원 시장은 중국의 장가계를 다녀온 이후 출렁다리 설치 계획을 세우고 뚝심 있게 밀어붙여 성공시켰다.

소금산 출렁다리 주변은 계속 업그레이드 중이다. 출렁다리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와 주변 절벽에 잔도가 마련된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와 인공폭포 설치 계획도 있다.

원 시장은 “원주를 제주도를 능가하는 국내 최대 관광지로 만들어 내겠다”며 “간현관광지에 내년 말 초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일 계획이니, 그때 꼭 한번 다시 와줬으면 한다”고 했다. 미디어 파사드는 폭 250m, 높이 70m의 압도적인 규모며, 1000여명이 동시 관람할 수 있다.

출렁다리 인근에는 레일바이크가 있다. 구 간현역에서 판대역을 오가는 코스로 코스 자체가 내리막 경사선로라 힘들게 페달을 밟지 않아도 여유롭게 주변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다.

구 간현역과 판대역 구간울 연결한 레일바이크.

▲새내기 커플 필수 여행지, 뮤지엄 산

뮤지엄 산은 2030 커플이 가장 선호하는 데이트 코스다. 주말이면 ‘시밀러 룩’, 비슷한 분위기의 옷을 차려입고 사진을 찍는 커플이 쏟아져 들어온다.

뮤지엄 산은 자연과 건축의 절묘한 조화가 매력이다. 노출 콘크리트의 미니멀한 건축물의 대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로 공사를 시작하여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더해 2013년 5월 개관했다.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공동 추진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뮤지엄 산은 풍성한 자연 속에 오솔길을 따라 마주하는 웰컴 센터, 페이퍼갤러리와 청조갤러리가 있는 본관, 그리고 세 개의 가든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승달을 닮은 웰컴 센터를 지나면 패랭이꽃이 만발한 플라워가든이 펼쳐지고, 이어지는 자작나무 숲길을 지나 반짝이는 수면이 눈부신 워터가든, 그리고 경주의 신라 고분에서 영감을 얻은 9개의 스톤마운드가 있는 스톤가든을 감상할 수 있다. 곡선으로 이어지는 스톤마운드의 산책길을 따라 해외 작가의 조각품을 감상하며, 대지의 평온함과 돌, 바람, 햇빛을 만끽할 수 있다.

빨간 아치 형태 작품 매력적인 뮤지엄 산 진입로 모습.

안도 타다오는 뮤지엄산 개관 5주년을 기념하며 명상관을 완성했다. 돔 형태의 명상관은 뮤지엄의 공간과 예술, 자연을 영감으로 기획된 프로그램들로 풍부한 감성과 깊은 휴식의 경험을 선사한다.

뮤지엄 본관에는 종이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는 페이퍼갤러리와 매년 두 번의 기획전과 상설전이 열리는 청조갤러리가 있다.

페이퍼 갤러리는 이 미술관 설립자와 관련 깊다. 설립자는 지난해 타계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이자 고 이건희 회장의 누나다. 한솔그룹은 종이를 만드는 회사, 전주제지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고 이인희 고문은 1995년 한솔문화재단을 설립했고, 개인 소장 예술품을 기증하는 등 국내 문화예술 발전에도 큰 공을 세우기도 했던 인물이다. 만년에 오크밸리 리조트에 이어 뮤지엄 산을 세우고 자식처럼 아꼈다.

최근 한솔그룹이 재편되며 오크밸리 리조트와 골프장은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했지만 뮤지엄 산은 여전히 한솔문화재단이 관리하고 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