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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우승④]숫자와 신뢰의 앙상블…창모·진성으로 빛 발한 NC 빅데이터

입력 : 2020-10-24 21:34:00 수정 : 2020-10-24 21: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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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수치로 무장한 빅데이터와 현장의 절대감각이 어우러지자 기대 이상의 효과가 발현되기 시작했다. 구창모(23)가 전반기 만에 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오르더니 8년째 감감무소식이던 강진성(27·이상 NC)마저 눈을 떴다. 숫자와 감각의 앙상블, NC가 주창해온 데이터야구가 이제 꽃길이다.

 

 NC는 창단 당시부터 모기업 NC소프트의 성격을 그대로 야구판에 도입했다. 기업 특유의 숫자 작업을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투입했다. ‘현장의 감각을 무시하는 것이냐’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지난 8년간 쌓아온 숫자는 빅데이터로 누적됐다. 선수의 능력뿐 아니라 피로도를 스윙 속도로 확인하고, 현장의 감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생기자 공감하기 시작했다. 이호준 코치가 전지훈련지에서부터 “생각하는 것보다 데이터가 더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더라”고 말한 이유다.

 

 올해 비로소 데이터와 현장의 감각이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구창모는 지난 몇 년간 서클체인지업을 고집해왔다. 롤모델인 양현종(KIA)처럼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삼고자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로 이어졌다. 그리고 빅데이터를 확인한 뒤 포크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동료 이재학의 설득도 한몫했지만 결과적으로 마음을 바꾼 계기는 팔의 각도와 투구 궤적 등이 수치로 나타난 표였다. 패스트볼의 가치도 높아지면서 포크볼의 효과 역시 배가됐다. 송명기는 데이터 팀의 자료를 본 뒤 팔 각도를 다시 조절했고, 5선발 그 이상으로 성장했다.

 

 강진성 역시 데이터를 접한 뒤 10년 넘은 습관을 버렸다. 타석에서의 레그킥은 강진성이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지해온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장타에 대한 욕심을 형상화하는 동작이기도 했다. 그러나 배트 스피드뿐 아니라 타구속도, 발사각도 등 모든 수치는 레그킥과 반비례였다. 오히려 동작 하나가 강진성의 잠재력을 억누르고 있었던 것. 레그킥을 구사하지 않을 때 모든 수치가 상승하는 것도 확인했다. 한 달에 한 차례씩 블라스트 모션 장비를 활용해 변화된 숫자를 확인하면서 자신감도 상승했다. 강진성은 그렇게 습관을 바꿨다.

 

 데이터가 두 명의 생각을 바꿨다면, 정립은 현장에서 이뤄졌다. 구창모가 포크볼에 도전하면서 자신만의 그립을 연구하자 코칭스태프는 격려했고, 1일1깡으로 잘 나가던 강진성이 멈칫하자 응원을 북돋았다. 예상치 못한 시점에 찾아온 부진, 부상에 숫자가 흔들리자 코칭스태프들이 나서 정상화를 유도했다. 숫자로 대변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 흔들리는 마음은 결국 사람이 움직였다.

 

 숫자는 마음을 바꾸게 했고, 현장의 감각과 신뢰는 마음을 다잡게 했다. 오작교가 이어지자 정규리그 우승이 따라왔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N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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