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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1980시대…81년생 유한준은 오늘도 달린다

입력 : 2020-10-23 13:00:00 수정 : 2020-10-23 18: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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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2000년대 초반 프로야구에 데뷔해 긴 전성기를 구가한 스타들이 세월의 벽에 가로막히고 있다. LG의 심장 박용택(41)은 올 시즌이 현역 생활 마지막, 국가대표 중에서도 간판 격이었던 오른손 타자 김태균(38)도 은퇴를 선언했다. 1980년 초반 세대가 다 끝을 바라보고 있는데 한 명만 예외다. KT 주장 유한준(39). 1981년생 큰 형님이 아직도 달린다.

 

 지난해 11월 KT가 유한준과 두 번째 자유계약(FA)을 체결했을 때 야구계에는 “당연하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첫 FA 계약 이후 4년 내내 3할 이상 타율, 2019년에는 주장 완장을 차고 리그 전체 득점권 타율 1위(0.373)에 올랐다. 팀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6위에 오르면서 가을을 꿈꿨다. 해를 거듭할수록 얼어붙는 FA시장, 한국 나이 마흔을 앞둔 선수라는 점을 떠올리면 난제인데 대상자가 유한준이기 때문에 상식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유한준은 올해도 세월을 거스르고 있다. 사소한 부상이 겹치면서도 100경기를 넘게 소화했다. 21일 기준 득점권 타율(0.307)은 팀 내 주전급 타자 중 네 번째고 타석당 투구수(3.92) 역시 순위권이다.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 승부처에서 이강철 KT 감독이 믿고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바로 베테랑 유한준이다. 2014년 이후 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두 자릿수 홈런 기록도 달성했고, 지난 21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끝내기 플라이도 쳐냈고 22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4타점을 쓸어담고 가을야구 자력 진출을 확정했다. 

 

 넓은 외야도 뛴다. 유한준이 지명타자 역할을 수행하는 이유는 체력 안배를 위한 코칭스태프의 배려다. 수비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피로 회복이 느린 점을 감안해 타격만 소화하도록 하는 것. 부상 위험성도 낮출 수 있다. 그런데 조용호-배정대-멜 로하스 주니어로 이뤄진 외야 구성에서도 한 명이 부침을 겪으면 이 감독은 바로 유한준에게 외야 수비를 맡긴다. 올해에만 코너 외야수로서 129⅔이닝을 소화했다. 보살 한 개는 보너스.

 

 KT 부주장 박경수는 전지훈련 중 타격 훈련하는 유한준에게 “형, 솔직히 나보다 어리지?”라고 물었다. 젊은 선수들보다 더 묵직한 힘이 실린 타구, 군더더기 없이 살벌하게 돌아가는 스윙을 보고 꺼낸 농담 섞인 감탄사였다. 1981년생 유한준에게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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