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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人사이드] “머리카락 한개로 3만모 증식… 탈모치료 희망고문 끝낼 것”

입력 : 2020-10-13 03:01:00 수정 : 2020-10-13 10: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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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윗 한바이오그룹 회장
강다윗 한바이오그룹 회장.

[정희원 기자] “한 개의 모발로 3만개의 모발을 획득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탈모인들이 겪는 희망고문을 끝내겠습니다.”

 

탈모인이라면 솔깃할 만한 소식이 나왔다. 모유두세포를 활용, 모발 한 개를 3만개로 증식시켜 탈모 치료의 판을 바꾸겠다는 게 골자다. 이마부터 정수리 끝까지 탈모가 나타난 사람이 모발이식수술을 받을 경우 약 6000모가 쓰이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꿈같은 이야기’를 현실화하려 고군분투하는 인물이 바로 강다윗 한바이오그룹 회장이다. 한바이오는 줄기세포·NK세포 등을 다루는 바이오 기업이다. 이곳 계열사인 한모바이오는 탈모치료에 주력하며 모유두세포 배양·보관 서비스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서울 강남구 한바이오 본사에서 강다윗 회장을 만났다.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탈모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황을 설명해달라.

 

“모발 생성·성장을 유도하는 모유두세포를 배양하고 모발을 다시 자라나게 하는 게 핵심이다. 머리카락 1모로 최대 3만모까지 배양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상황이다. 배양에는 4주가 걸린다. 분리·배양한 모유두세포를 다시 뭉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해 특허출원 중이다.”

 

-개발 배경은.

 

“NK세포·줄기세포 연구와 사업을 10년 넘게 해왔다. 주변에서 ‘탈모는 다루지 않느냐’고 묻더라. 나 역시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국내에서 1000만명, 가까운 중국에서는 2억5000만명이 탈모로 고통받고 있다. 문득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먹게 됐다. 선행 연구를 찾아봤더니 모유두세포 배양을 시도한 게 눈에 띄었다. 여기에 한바이오의 노하우를 더해 모유두세포 분리 및 배양에 성공하게 됐다.”

 

-모유두세포의 물리적 분리가 중요한 이유는.

 

“머리카락 한 모 속에는 약 3000개의 모유두세포가 몽글몽글 뭉쳐있다. 이를 제대로 분리해야 하는데, 기존에는 두피로부터 모유두세포만 분리하기 어려웠고, 약품처리 방식을 적용해 아무래도 세포 활성도가 떨어지기 쉬웠다. 한모바이오의 경우 물리적 방식으로 세포손상 없이 기존 문제를 해결했다. 물리적인 방법으로 모유두세포를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상업화한 곳은 우리가 최초다.”

 

-이번 기술을 자신있게 드러낸 배경이 있다면.

 

“처음엔 10배 배양에만 성공하면 좋겠다고 여겼다. 1000모 배양해서 1만모만 나와도 ‘대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머리카락 1모를 가지고 3만모가 증식한 상황이더라.

 

연구 1년 만에 나온 드라마틱한 결과에 믿어지지 않았다. 연구소에 다시 확인해보라고 했을 정도였다. 세포도 건강하게 잘 배양돼 모발이 자라는 효과가 확실히 보였다. 확신이 들었다.”

 

-이를 활용한 치료 과정을 설명해달라.

 

“우선 탈모 환자의 모낭 50~100여개를 확보한 뒤 건강한 세포만 골라 배양한다. 채취는 비절개 방식으로 약 10여분간 이어진다. 4주 뒤 배양한 모유두세포를 환자의 모낭에 이식한다.

 

이식 과정은 주사요법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환자는 모발 100개를 뽑히는 대신 지속적으로 자라는 새 모발을 받게 된 셈이다. 모낭을 채취한 부위에도 모유두세포를 주입하면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니 걱정 없다.

 

배양된 모유두세포를 이식하는 데에는 약 2시간이 소요돼 기존 모발이식에 비해 치료시간도 절반 정도로 줄였다. 모유두세포 주입 과정도 우리 회사가 처음 시도한 기술인 만큼 특허를 준비하고 있다.”

강다윗 한바이오그룹 회장.

-의료계의 반응은.

 

“현재 이를 접한 의료진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기술은 의료진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모유두세포는 일종의 씨앗이다. 씨앗 종자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는데, 종자가 잘 자라려면 도움이 필요하다. 탈모가 오래 진행된 사람일수록 두피 환경이 황무지로 변해간다. 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밭을 개선하고 씨앗이 잘 자라도록 농사법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모유두세포 보관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이는 일종의 생물학적 보험이 될 수 있다. 젊고 건강한 모유두세포를 보관해 평생 쓰고도 남는 모발을 얻게 된다. 서비스는 11월부터 시행한다. 모유두세포는 수십년 후에도 90% 생존할 수 있도록 영하 –196도에서 보관된다. 세포보관에 나선 사람들 중 자원자를 모집해 임상시험도 차근차근 시행할 계획이다.”

 

-모유두세포 보관 및 임상을 고려해볼 수 있는 대상자가 있다면.

 

“유전적으로 탈모가 예상되는 사람이 1순위다. 모발이식을 고려하는데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돼 남은 머리카락이 적은사람에게도 권할 만하다. 남성에 비해 대안이 적었던 여성탈모 치료에도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탈모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되도록 저렴한 치료비용을 적용, 치료 접근성을 낮추려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특허출원 마무리와 임상을 통해 본격적인 상용화 준비가 1순위다. 이와 함께 탈모샴푸, 뿌리는 치료제 개발에도 나서려 한다. 모유두세포를 연구하다보니 세포가 좋아하는 성분을 알아냈다. 이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탈모인들이 숱한 희망고문에 시달려온 것을 잘 안다. 이번 기술을 통해 탈모 치료에 종지부가 찍히길 바란다. 어쩌면 한국이 ‘탈모인의 메카’가 될지도 모르겠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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