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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제패’…디섐보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입력 : 2020-09-21 12:27:03 수정 : 2020-09-21 18: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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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헐크의 장타는 마침내 정상을 향했다.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가 포효했다.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7459야드)에서 열린 제120회 US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2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작성했다.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 이븐파 280타를 친 2위 매슈 울프(미국)를 6타 차로 크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7번째 거머쥔 우승컵이자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디섐보는 골프계에 괴짜 물리학자로 불린다. 기존 상식에 도전하는 실험을 서슴지 않았다. 모든 아이언의 길이와 헤드, 그립 무게까지 통일하는가 하면 홀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야디지북에 제도용 컴퍼스로 선을 긋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부터는 몸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성인 남성 하루 권장량(2700kcal)의 약 두 배 가까이 되는 음식을 섭취했다. 키 185㎝에 90㎏이었던 몸무게는 108㎏까지 늘어났다. 가장 큰 이유는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였다.

 

 

노력은 빛을 발했다. 지난해보다 볼 스피드가 20마일 가량 늘었다. 볼 스피드가 1마일 빨라지면 비거리는 2~3야드 늘어난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 평균 비거리 325.6야드를 자랑하며 난코스로 악명 높은 윙드풋 골프클럽을 공략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41%에 불과했지만 64%의 높은 그린 적중률로 앞서 나갔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언더파 성적을 냈다. US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홀로 언더파를 치고 우승한 이는 1995년 잭 플렉(미국) 이후 처음이다.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 7월 PGA 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통산 6승을 차지한 데 이어 US오픈까지 제패했다. US아마추어오픈에서부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개인전(2015년), US오픈에서 모두 우승한 선수는 잭 니클라우스(미국), 타이거 우즈(미국)를 이후 처음이다. 처음엔 디섐보의 독특한 스타일에 물음표를 자아내던 이들도 이제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디섐보는 화상으로 만난 부모님을 향해 “내가 해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임성재(22)는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1타를 치고 최종합계 9오버파 289타로 단독 22위에 올랐다. 톱10은 아니었지만 메이저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이다. 종전까진 2018년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42위에 올랐던 게 최고 성적이었다. 해리스 잉글리스(미국)와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이 3오버파 공동 3위, 잰더 쇼플리(미국)가 4오버파 4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5오버파 공동 6위에 올랐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디섐보가 파워를 앞세워 US오픈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은 우승 세리머니 중인 디섐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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