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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 버린 KT 쿠에바스, 외나무다리서 ‘4위’를 외치다

입력 : 2020-09-17 21:27:50 수정 : 2020-09-17 21: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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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이 정도면 완벽했다고 볼 수 있을까. 이강철 KT 감독의 말대로 고집을 내려놓자 더 나은 성적이 따라오기 시작했다. 윌리엄 쿠에바스(30·KT)의 호투가 계속될수록 KT는 4위 그 이상도 바라본다.

 

 쿠에바스는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완벽투를 선보였다. 8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8승째와 5번째 퀄리티스타트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를 챙겼다. KT는 쿠에바스의 호투 덕에 60승(1무47패) 고지를 밟았다. 두산(48승4무46패)을 끌어내리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다. 첫 이닝을 삼자범퇴로 시작한 쿠에바스는 2회 김재환과 국해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는 호세 페르난데스를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4회와 5회도 각각 삼자범퇴. 6회와 7회에는 각각 한 차례씩 불운이 겹쳤다. 평범한 땅볼 타구가 쿠에바스의 글러브를 맞고 내야안타로 이어진 것. 다행히 쿠에바스는 후속 타자를 처리하고 기분 좋게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동료 실책도 쿠에바스에게 큰 장애물이 아니었다. 쿠에바스는 바로 직전 등판(11일 창원 NC전)에서 야수진의 연이은 실책에 페이스를 잃었다. 잘 나가다가 5회도 마치지 못하고 조기강판. 이날도 2회초 1루수 강백호, 3회초 2루수 박경수, 7회 유격수 심우준이 실책을 범했다. 그러나 쿠에바스는 냉정을 유지했고 모두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쿠에바스는 시즌 중반 미운 오리로 전락했었다. 회전수가 높은 속구에 자신감이 충만한 나머지 속구만을 고집했다. 카운트를 잡는 구종도,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도, 마지막 승부구도 속구만을 던졌다. 코칭스태프와 포수 장성우가 변화구를 요구해도 미트로 던지는 공은 속구였던 것. 2선발을 맡아야 하는 쿠에바스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다잡은 승리를 놓친 것도 몇 차례. 결국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를 공개질타했다.

 

 이 감독이 바란 것은 한 가지. 변화구를 더 던지라는 것. 청개구리 같았던 쿠에바스는 8월말부터 조언을 현실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약 40%이상을 상회하던 속구 투구 비율을 끌어내리고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번갈아 던지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쿠에바스가 던진 포심은 5개인 반면 체인지업은 33개였다. 투구 패턴의 변화가 곧 이닝 소화와 무실점으로도 이어진 것.

 

 가을바람이 불자 쿠에바스가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외나무다리에서 KT를 4위에 올려놓았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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