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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타임머신] ③ ‘레전드’ 김주성은 왜 지도자 아닌 행정가의 길을 걷나

입력 : 2020-09-18 19:00:00 수정 : 2020-09-18 20: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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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김주성 국장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2020.09.15.

 

[스포츠월드=축구회관 김진엽 기자] “축구는 스포츠를 넘어 산업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전 에이스가 은퇴 이후 양복을 입고 있다. 그라운드가 아닌 축구회관으로 출근한다. 행정가로 제2 삶을 사는 김주성 대한축구협회(KFA) 국장의 이야기다.

 

 김주성 국장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설이다. 대우 로얄스(현 부산아이파크) 소속으로 K리그 무대를 평정했고 국가대표팀 주축으로 아시아 무대도 점령했다. 후배 선수들이 ‘우상’으로 심심지 않게 뽑는 레전드다. 하지만 김 국장은 축구화를 벗은 이후 일선 현장이 아닌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스타 선수들은 지도자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김 국장은 행정가를 택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김 국장은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선수 출신이 현장에만 있던 시절은 지났다”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시간은 지난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국장은 실력을 인정받아 독일 보훔으로 이적했다. 지금은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지만 그때만 해도 한국 선수가 유럽에서 뛰기가 쉽지 않았고 생소했다. 낯선 상황만큼 김 국장의 독일 생활도 험난했다. 

 

 “늦은 나이었지만 선수 생활의 꿈이었던 해외진출을 이루기 위해 독일로 갔다”며 운을 뗀 김 국장은 “부족한 것들이 많았다. 축구 기술적인 것뿐 아니라 축구를 바라보는 시야 자체가 좁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한국은 유럽과 비교했을 때 스포츠 시장이 국가에 차지하는 범위, 축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협회의 매니지먼트 등에서 차이가 크게 났다”며 당시 받았던 충격을 고백했다. 이어 “특히 언어적인 부분이 힘들었다. 선수로서 성공해 이곳에 왔는데 동료들과 소통하나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큰 좌절감이 들었다. 서른 줄이 다 된 나이에 이런 부족함을 느낀 것이 내게 크게 와 닿았다. 그래서 공부를 해야겠단 마음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 김주성 국장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2020.09.15.

 

 그때 김 국장은 행정가의 길을 결정했다.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선 현장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축구가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판단해서였다. “축구는 선수들에 대한 중심이 되지만 스포츠를 넘어 산업이다. 그렇게 바뀌었다. 현장을 모르면서 행정을 하기는 쉽지 않다. 내가 국가대표까지 하면서 쌓은 노하우에 공부가 더해지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 국장은 1999년 은퇴 이후 박사 학위 과정을 밟았다. 학위를 땄던 2002년에 실질적인 KFA와 연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제2 삶이 시작됐다. 기술위원, 이사, 국제부장, 심판위원실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생활축구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그가 하는 일은 부서 이름 그대로 생활축구와 관련된 업무를 한다. 초엘리트 출신인 김 국장은 동호인들이 뛰는 K5·6리그 운영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유스 무대인 I리그, 지역 보급 사업, 여학생 축구 교실 등 비엘리트들을 대상으로 하는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

 

 행정가의 길을 걸으면서 김 국장의 축구 철학은 더욱 선명해졌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선 기존의 구조 자체를 재구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책이 중요하고 경영에 일관성도 있어야 한다. 축구는 꾸준히 발전하지 않고 제 자리에만 머물면 퇴보한다. 다수 중심의 전문 집단이 조직을 끌고 나가야 한다. 연속성까지 가져갈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중이다. 그동안 한국 축구의 전설이면서도 언론 노출을 꺼렸던 이유다. 김 국장이 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약 10여년 만이다. “행정가로서 축구 발전에 기여하려면 현장 뒤에서 그늘이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며 “대신 오랜만에 언론에 선 만큼 하고픈 말은 있다. 축구에 종사하는 이들이 축구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통해서 외교관 역할을 해야 지역 내 축구의 이미지가 좋아진다. 그런 것들이 쌓여야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축구판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홍보대사이고 얼굴이다. 종사자들 모두에게 당부하고 싶다. 그 부분만 잊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그렇게 되새기겠다”며 매일 발전하는 행정가를 약속했다.

 

축구협회 김주성 국장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2020.09.15.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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