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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KIA 박찬호의 ‘발로 차’…주전의 무게를 견뎌라

입력 : 2020-08-12 21:55:00 수정 : 2020-08-12 22: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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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 전영민 기자] 365일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유독 일이 풀리지 않는 날이 있다. 그럴 땐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시작하는 게 효과적일 때가 있다. 12일 잠실 LG전은 KIA 주전 유격수 박찬호(25)가 꼭 되짚어봐야만 하는 경기다.

 

 KIA는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 원정경기에서 0-8로 패했다. 선발 등판한 애런 브룩스가 마운드 위에서 6이닝을 버텼지만 조기에 허용한 대량 실점을 이겨내지 못했다. 사기가 꺾인 타선 역시 상대 선발 임찬규에게 노히트로 묶였다. 9회까지 2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대패의 발단은 2회말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사소한 실수였다. 2회말 1사 1, 2루. 김민성(LG)을 땅볼로 유도한 브룩스의 시선이 유격수 박찬호를 향했다. 타구는 박찬호의 글러브를 지나쳐 발목에 맞았고 좌익수가 아닌 3루 베이스 옆 파울 지역으로 향했다. 다시 공만 보고 쫓아가던 박찬호의 동선이 3루수 나주환과 겹쳤다. 나주환이 3루 베이스를 가리키자 발길을 돌렸다. 1루 주자 로베르토 라모스(LG)는 이미 3루에 안착했다. 박찬호의 발목이 아니라 허술한 백업 플레이가 대량실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음 이닝에서는 평범한 땅볼도 겨우 잡아내며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냉정히 말해 박찬호의 진정한 가치는 수비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타이거즈 내에서 수비 효율이 가장 높은 선수가 박찬호다.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송구 능력은 타이거즈 내야수 중 대체불가다. 유격수로서 수비 범위도 가장 넓다. 지휘봉을 잡는 감독마다 수비에 반해 박찬호 활용을 고민한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박찬호의 타격이 침체됐을 때에도 “수비만으로도 타격 부진을 상쇄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수비만 안정적이라면 주전은 따놓은 자리다.

 

 그런데 수비가 무너지면 박찬호의 가치 역시 하락한다. 이날 박찬호의 후속 플레이는 윌리엄스가 강조하는 디테일에도 어긋났다.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하는 주전 유격수, 센터라인의 중심으로서 경계해야 할 요소를 놓쳤다. 수비만으로도 타격 부진을 상쇄해왔는데 그 틀이 깨진 것이다.

 

 어떤 실수를 범해도 타이거즈 유격수는 박찬호다. 그렇다면 다시 가치를 회복하는 일은 하나다. 박찬호가 실수의 무게를 견디고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는 것뿐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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