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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소재로 한 ‘결백’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20-07-14 17:48:21 수정 : 2020-07-14 17: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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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더 영화 같을 때가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을 보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나오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최근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 ‘결백'을 봤다. 실화를 모티브 삼은 만큼 영화 속 사건은 창작으로 구현됐지만, 미디어를 통해서 접했던 실제 사건이 오버랩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자생한방병원장

영화는 ‘농약 막걸리 살인사건’으로 시작된다. 조문객으로 북적이는 어느 시골의 장례식장이 영화의 첫 장면이다. 이상하게도 장례식장에서 막걸리를 마신 이들이 차례로 쓰러지고, 그 용의자로 지목돼 체포된 인물은 엄마 ‘화자(배종옥 분)'다.

남편의 장례식, 그것도 치매에 걸려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화자에게 모든 화살이 꽂힌 것이다. 결국 화자는 살인사건 용의자로 현장에서 체포되고, 가족과 연을 끊고 살았던 대형 로펌 변호사인 딸 ‘정인(신혜선 분)'이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엄마를 변호하게 된다.

딸 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치매 증상이 심한 엄마와 정인을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정인은 엄마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하지만 때때로 엄마의 치매가 정인의 발목을 잡는다.

영화를 보면서 만약 내가 정인의 입장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치매는 심해질수록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들까지도 힘들게 만드는 질환이다. 따라서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대비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현재 전국 보건소와 치매지원센터 등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60대 이상은 검사가 가능하며 70대 이상은 1년마다 검사를 권장한다. 따라서 가족 중에 노인이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돕는 것을 추천한다.

치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방에서는 주로 침·약침·한약으로 치료한다. 환자의 세부적인 증상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양하지만 한방 치매 치료의 핵심은 뇌와 오장육부를 활성화해 전신의 신경과 혈관들이 원활하게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방 치매 치료의 효과는 과학적인 증명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한방의 명약으로 알려진 공진단에 육미지황탕의 처방을 더한 육공단이 대표적인 예다. 2004년 자생한방병원과 미국 어바인 의과대학(UCI)이 공동 연구를 통해 육공단의 치매 예방 및 뇌 기능 강화 효능을 밝힌 바 있다.

치매는 마라톤 같다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환자를 돌보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치매를 피할 수 없으면 준비를 해야 한다.

영화 속 정인도 가족의 품을 떠나 돌아오고 나서야 돌봄을 시작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화창한 날에 호숫가에서 엄마와 정인이 함께 있는 모습이었다. 영화 내내 우중충했던 장면과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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