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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꽉 찬 강백호, 조금 덜어내도 괜찮아

입력 : 2020-07-15 05:00:00 수정 : 2020-07-15 09: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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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최근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강백호(21)의 표정이 굳어있던 것. 훈련부터 경기까지 항상 밝은 표정이던 강백호가 도통 웃지 않았다. 그래서 이 감독은 분위기를 풀어볼까 하는 생각에 다가가 ‘백호야, 혹시 불만 있니’라는 농을 던졌다. 강백호는 그때 스트레스를 털어놓았다.

 

 강백호는 지금도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다. 3할을 넘나드는 타율과 6할을 상회하는 장타율 그리고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등 기록은 변함이 없다. 한 차례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꾸준히 누적기록이 쌓이고 있다. 13일 기준 최근 10경기 기록도 타율 0.316, 2홈런 7타점이다. 지금 KT의 5강 경쟁을 이끄는 힘이 타선이라면 그 중에서도 강백호는 멜 로하스 주니어와 함께 타선의 중심이다.

 

 그런데 잠깐씩 찾아오는 슬럼프가 강백호를 힘들게 만든다. 평소 같았으면 쉽게 때려낼 수 있는 공을 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책하는 것도 수차례다. 타 팀 에이스 격인 왼손 투수들만 만나면서 좌투수 상대 타율이 떨어지고 타점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범타로 물러나면서 강백호 스스로 압박을 느낀 것이다. 코칭스태프와 동료가 다가가 괜찮다고, 아무 일 아니라고 위로해도 강백호는 아쉽기만 하다. 다른 동료에 비해 슬럼프가 짧아도 성에 차지 않는다.

 

 조금 덜어낼 필요가 있다. 돌이켜보면 이미 모든 것이 성공가도다. 고등학교까지 투수와 포수였던 강백호는 지난 2년간 외야수로 전향했다. 그리고 올해 1루수와 4번 타자로 변신했다. 강백호의 국제화를 위해 이 감독이 내세운 카드였는데 이 또한 성공으로 향하고 있다. 강백호의 수비를 향한 의문은 사라졌고 타순의 짜임새는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다. 강백호가 있기에 3번 타자 로하스의 맹타도 가능한 것이다. ‘조선의 4번타자’라 불리는 이대호나 박병호, 로하스도 짧은 기간 내에 몰아친 변화에 이렇게까지 적응하지 못했다.

 

 이 또한 지나간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테이블세터로 내세웠던 김민혁 대신 조용호를 상위 타순에 배치한다. 상대 타율보다 컨디션에 따라 선수 기용을 결정하는 이 감독은 강백호를 한 번도 라인업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강백호가 조금 느리더라도 유한준과 로하스에게 기회를 잇는 것은 강백호만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백호는 알아서 잘 할 선수잖아요”라는 이 감독의 말을 꼭 들어야 할 대상은 강백호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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