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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스타]안타왕 도전 이정후, ‘4번타순’ 외도로 기분전환

입력 : 2020-07-08 22:10:19 수정 : 2020-07-08 23: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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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고척돔 전영민 기자] 손혁 키움 감독조차 사전에 라인업을 설명하면서 웃었다. 세 번째 타석까지 무안타에 그치면서 지나가는 일로 그칠 뻔했다. 그런데 이정후(22·키움)는 예상 밖의 일을 만들었다. 매년 안타왕에 도전하던 이정후는 이제 거포의 상징 4번 타자 자리까지 넘본다.

 

 이정후가 일을 냈다.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을 기록했다. 3타점과 1득점도 개인 기록에 보탰다. 키움은 이정후의 홈런에 힘입어 7-6 승리, 34승22패로 4위 삼성(30승26패)와 격차를 4게임차로 벌렸다.

 

 이정후의 한 방이 모든 흐름을 바꿨다. 4-6으로 뒤진 7회말 노아웃 주자는 1, 2루. 네 번째 타격 기회를 잡은 이정후는 풀카운트에서 상대 불펜 계투조 장필준의 7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우측 담장 너머에 공이 떨어지는 순간 이정후는 팔을 들어 올렸고, 1루 더그아웃에서는 함성이 쏟아졌다. 근소하게 리드를 지켜내던 삼성은 힘이 빠졌고, 역전을 일군 키움은 필승 계투조가 연달아 등판하며 1점 차이를 지켜냈다.

 예상치 않았던 승리라 기쁨이 두 배다. 이날 손혁 감독은 파격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제이크 브리검의 부상과 조영건의 부진으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기자 불펜데이로 지정한 것. 더불어 박병호와 김하성도 휴식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대신 이정후를 타선의 중심으로 세워뒀다. 손 감독은 “정후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항상 4번을 쳤다고 하더라. 장타력도 좋아지고 클러치 능력이 있어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손 감독의 설명은 충분했지만 사실 어색할 법도 했다. 이정후는 KBO리그 내에서도 소문난 안타 장인이다. 지난해 시즌 끝까지 호세 페르난데스(두산)과 안타왕 경쟁을 펼쳤고, 리그 최연소 500안타 기록도 이정후의 몫이었다. 지난 2017년 프로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3년간 때려낸 홈런은 총 14개. 홈런보다는 매년 150개 이상을 때려내는 안타가 이정후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시점에, 그것도 4번 타순에서 이정후의 능력이 발현됐다. 비시즌부터 인플레이 타구 비율을 높이고자 했던 노력이 장타율 상승으로, 장타 생산에 대한 자신감이 프로 통산 첫 번째 4번 타순과 올 시즌 9호포로 이어졌다.

 

 경기를 마친 뒤 이정후는 “고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 4번타자였는데 재미있었다. 별다른 찬스가 그 전까지 오지 않았는데중요한 상황에 마침 걸려서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면서 “잘 해결한 것 같아서 기쁘다. 다시 본분으로 돌아가서 내가 할 일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고척돔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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