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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롯데 이대호의 땀, 세월마저 거스른다

입력 : 2020-07-06 15:02:43 수정 : 2020-07-06 18: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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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이대호(38·롯데)의 땀, 시간마저 거스른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했던가. 운동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한 살 한 살 먹는 나이만큼 몸도 마음도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 에이징 커브(Aging Curve)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점차 거세지는 세대교체 바람까지. 베테랑들이 설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외는 있다. 이대호가 대표적이다.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시간의 무게 따윈 느껴지지 않는다. 여전한 기량을 뽐내며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깨뜨리는 모습이다.

 

묵직한 존재감이다. 올해도 롯데 타격지표 최상단 대부분엔 이대호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6일 기준 팀 내 홈런(9홈런) 공동 1위, 타점(39타점) 1위, 장타율(0.500) 1위, 타율(0.307) 2위(규정타석 기준) 등을 기록 중이다. 전 경기에 출전(50경기 선발)하며 내구성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극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까지 맘껏 선보이고 있다. 특히 6월 30일 창원 NC전은 이대호의 진가를 엿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클러치 홈런만 두 방을 터트리며 치열했던 승부를 승리로 끝냈다.

 

세부기록을 살펴보면 더욱 놀랍다. 일단 타구 속도가 지난해 평균 136.3㎞에서 140.2㎞까지 올랐다. 145㎞ 이상의 좋은 타구를 만들어낸 비율도 39%에서 52%로 껑충 뛰었다. 타구에 힘이 많이 실리고 있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변화구 대응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무엇보다 브레이킹볼 계열(슬라이더, 커브, 커터 등) 타율이 0.248에서 0.340으로 수직상승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있는 셈이다.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은 있었을 터. 이대호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을 떠올릴 만하다. 135경기에서 타율 0.285(485타수 138안타) 16홈런 88타점 등을 올렸다. 나쁜 성적이라고까지 보긴 어려우나 이대호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였다. 성적부진을 이유로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설상가상 팀 성적마저 최하위로 떨어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우려 섞인 시선에도 이대호는 꿋꿋하게 버텼다. 변명 대신 묵묵히 내일을 준비할 뿐이었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땀을 흘려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앞서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의 관리와 관련된 일화를 하나 공개한 적이 있다. 훈련 때마다 자발적으로 달리기를 실시한다는 것. 허문회 감독은 “뛰지 말라고 말리는 데도 매일 뛴다. 왜 뛰느냐고 물어보니 본인은 훈련 전 그러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더라. 배울게 많은 선수”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15㎏ 가까이 감량,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듯한 이대호의 모습은 다른 이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대호는 새 시즌을 앞두고 “내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 최고참으로서 팀을 끈끈하게 만들어 팬 분들이 웃으면서 야구장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대호의 다짐은 행동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대호가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변치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굳건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타격 중인 이대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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