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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못해라”…김태형표 이영하 위로법

입력 : 2020-07-06 06:00:00 수정 : 2020-07-06 0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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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그냥 못해. 그래도 돼.”

 

김태형 두산 감독의 한 마디가 슬럼프에 빠진 제자 이영하(23)를 일으켰다.

 

두산 우완 선발투수 이영하는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지난 시즌 토종 에이스로 꽃피웠다. 29경기 163⅓이닝서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를 만들었다. 다승 공동 2위.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발탁돼 활약했다.

 

올해 부진의 늪에 깊게 빠졌다. 지난달 6일 LG와의 개막시리즈서 6⅓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첫 승을 거뒀다. 이후 8경기서 노 디시전 4차례, 패전 4차례로 물러났다. 제구가 흔들렸고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5.76). 이영하는 “어딘가에 갇혀있는 기분이었다. 더 잘하려다 생각이 많아졌다”며 “힘만 잔뜩 주고 강하게 던지니 결과가 나빴다. 주위에서 쓴소리도 많이 들어 힘들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는 “몸이 아픈 건 아니었다. 아플 것 같았다”는 표현을 썼다. “나갈 때마다 결과가 너무 안 좋아 등판을 한 번 거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독님께는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먼저 알아채셨다. 3일 정도 로테이션을 미뤄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영하는 “정말 감사했다. 그 시간 동안 투구 밸런스를 잡으려 애썼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감독은 특유의 무심한 듯하면서도 재치 있는 성격으로 제자를 다독였다. 이영하는 부진이 계속되자 ‘너무 못했으니 2군으로 내려가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를 불러 “못해도 된다. 그냥 편하게 해라”라며 “자신 있게, 열심히만 던져라”라고 한 마디를 툭 건넸다.

 

이영하는 “감독님께서 훈련할 때 마주치면 재미있는 농담으로 기분을 풀어주신다. 가끔은 이유 없이 혼내실 때도 있다”고 웃으며 “하나하나 챙겨주시는 걸 안다. 하루빨리 경기력을 회복해 작년처럼 잘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일 키움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2승째(4패)를 챙겼다. 안정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영하는 “작년에 내 인생의 운을 다 가져다 쓴 것 같다. 이제부터는 실력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며 “포수 미트만 보고 사인대로 정확히 던지니 결과가 좋더라. 야수 형들의 수비를 믿고 편하게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김태형 감독

 

yeong@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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