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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명의] 당뇨망막병증, 실명 두렵다면… 정기검진·혈당관리 ‘철저’

입력 : 2020-06-29 03:00:00 수정 : 2020-06-29 10: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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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asian male businessman working overtime with eye pain touching his eyes

[정희원 기자] 당뇨병 1000만명 시대, 당뇨인이 친하게 지내야 할 곳 중 하나가 바로 ‘안과’다.

 

당뇨병은 전신 미세혈관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망막혈관도 예외는 아니다. 이렇다보니 당뇨병 환자의 70%는 ‘당뇨망막증’을 겪기도 한다. 이는 3대 당뇨 합병증으로 꼽히는데,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실제로 황반변성과 함께 국내 실명원인 1, 2위를 다투는 안과 질환이다. 김기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에게 당뇨망막병증에 대해 물었다.

 

-당뇨망막병증을 앓고 있는 당뇨병 환자가 무려 70%에 이를 줄 몰랐다. 당뇨망막병증이 나타나는 과정이 궁금하다.

 

“당뇨병으로 인해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서 망막 혈관벽이 두꺼워져 혈액순환이 어려워진다. 이때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망막세포가 죽게 되며 시력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한다.”

 

-처음에 뚜렷한 증상이 있는지.

 

“초기에는 시력장애나 불편감 등 자각증상이 없다. 중기 단계까지도 대부분 증상이 없어 말기 단계로 접어들었을 때야 ‘어, 뭔가 이상한데’ 느끼기 시작한다. 이렇다보니 대체로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뒤, 내과 등에서 환자에게 안과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유하며 관리에 나서게 된다.”

 

-당뇨망막병증의 초기부터 말기까지의 변화를 설명해 달라.

 

“초기에는 안저검사상 미세혈관류·점출혈·삼출물·면화반 등이 관찰되지만, 환자가 시력 저하 등 문제를 느끼지는 못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황반부종이나 증식성 단계로 악화될 경우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시력저하를 호소하게 된다.”

 

-당뇨병 환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로 인한 실명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실제로 실명할 확률이 높은지.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 심하면 실명 우려가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무조건 실명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서 말기로 이어지기까지 충분히 검진을 통해 진행 여부를 예측하면 얼마든지 문제에 대처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단받은 경우, 말기로 이어지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일단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단받은 경우, 10년 안에 실명으로 진행할 확률은 5배 이상 높아진다고 보면 된다. 해외 당뇨망막병증 역학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당뇨망막증이 없던 환자에서 시력소실 단계로 진행하는 비율은 5년 후 0.6% 10년 후 1.2%로 나타났다. 초기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환자에서 시력소실이 발생할 확률은 5년 후 5.2% 10년 후 9.6%로 보고됐다.” 

 

-당뇨병 진단 후 당뇨망막병증을 예방하거나 악화를 막으려면 역시 ‘혈당관리’가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한 초기일 경우, 혈당을 정상에 가깝게 꾸준히 조절함으로써 질병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다양한 역학 연구 결과 혈압조절, 지질·콜레스테롤 조절, 금연 등도 유의한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혈당조절을 위한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혈당관리가 잘 이뤄지더라도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어지면 증식 당뇨망벽증의 발생은 유의하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관찰’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뇨인은 1년에 1회 이상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첫 검사 시 ‘당뇨망막병증이 없다’고 진단받았더라도, 안심하지 말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눈 건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6개월~1년에 1번이면 충분하다.”

 

-질환 특성상 주요 환자 연령대는 중장년층 이후일 듯하다. 이 시기에는 백내장·노안 등이 동반된 경우도 많을 것 같다. 치료계획을 어떻게 세우면 좋을지.

 

“아무래도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눈 건강에 취약하다. 당뇨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5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또 전체 백내장 환자 중 10% 정도가 ‘당뇨병 백내장’으로 확인된다.

 

당뇨병 환자는 정상인보다 백내장수술 후 예후가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자칫 수술 후 당뇨망막병증을 진행시키거나, 황반부종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백내장이 심하면 망막검사가 힘들어지고 망막병증 치료에도 방해가 되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게 권장된다. 이는 안과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해 결정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단받고 걱정하는 환자들에게 제언해 달라.

 

“‘어쩌면 실명할 수 있다’는 환자의 두려움을 이해한다. 단, 이는 과거 질환을 제때 진단하지 못하거나 의료 기술이 부족했을 때의 이야기다.

 

요즘에는 환자가 스스로 정기적인 안과 검사만 잘 받으면 실명을 충분히 예방하고, 좋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레이저 광응고술’로 증상을 늦추거나, ‘유리체절제술’ 등 다양한 치료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검진을 잊지 말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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