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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위원의 위클리리포트] 위축돼 가는 심판, 이겨내야 한다

입력 : 2020-05-26 08:46:46 수정 : 2020-05-26 09: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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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상황이지만 이겨내야 한다.

 

심판만큼 욕을 많이 먹는 직업이 또 있을까. 잘해야 본전이다. 아무 잡음 없이 경기를 마치는 게 최선이다. 사실 야구가 있는 곳이라면 심판판정 논란은 어디서든 나온다. 그만큼 상대성이 진하다. 타자에게 유리하다고 하면 상대적으로 투수에게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날이 갈수록 제한도 많아진다. 기술의 발전으로 스트라이크존을 바로바로 시각화할 수 있는데다 무관중 경기로 인해 마이크까지 차다 보니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시대다.

 

올해는 시즌 초부터 유난히 심판 판정 이슈가 자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워낙 부정적인 것들이 계속해서 부각되고 있는 터라 여론도 좋지 않다. 최근 나온 LG 정근우의 태그업 득점 불인정은 명백한 실수다. 동료 심판들조차도 의아해했을 정도였다. 심판들은 보통 태그업 플레이를 분명하게 확인하기 위해서 포구하는 야수와 주자를 일직선상에 놓고 보곤 한다. 하지만 이날은 일직선상이 아니었다. 시선 역시 정근우의 발이 아닌 상체를 먼저 봤던 것 같다.

 

전문성을 갖는 것은 물론 중요한 일이다. 신뢰와 직결된 부분이기도 하다. 오심을 하고 싶어 하는 심판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저러한 장면은 도대체 왜 나오는 것일까. 현장에선 심판들이 너무 위축돼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꾸만 심판 판정으로 논란이 되다 보니 오히려 더 집중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선수뿐만이 아니다. 심판들도 멘탈적으로 안정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제대로 판정을 보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커진다.

 

심판은 고충이 큰 직업이다. 잘한 것보다는 잘못한 것이 부각되곤 한다. 평가 방식도 개선이 필요가 있다. KBO가 심판진을 평가하는 데에는 몇 가지 항목이 있다. 대표적인 부분이 S존이다. 약 30% 비중을 차지한다. 시청자들이 보는 S존은 고정돼 있는데, 사실 구장마다, 타자마다, 심지어 구종마다 달라져야 한다. 타자들의 타석 위치만 해도 선수 개개인에 따라 앞뒤로 적게는 30~50㎝부터 많게는 1m까지 이동한다. 또 투수들의 구종이 다양화되면서 공의 움직임을 온전히 잡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S존에 찍히는 것으로 심판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는 셈이다. 이밖에 감독관 평가, 심판위원장 의견, 비디오 판독 관련 등도 평가 요소다.

 

어쨌든 야구는 계속된다. 결국 심판들 스스로가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된다. 실수를 줄이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누구나 자신의 존은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심판이 소신껏 자신의 존을 유지하면서 판정한다면 선수들도 헷갈릴 일은 없을 듯하다. 나아가 자신감도 회복해야 한다. 이미 심판의 권위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심판들 입에서조차 “자신이 떨어진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하듯 심판도 마찬가지다. 위축돼 있다면 제대로 된 기량을 뽐낼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집중력 있게 이겨내야 한다.

 

이용철 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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