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명품, 또 명품이었다.
NC와 두산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양 팀은 감탄을 자아내는 투수전으로 눈을 즐겁게 했다.
NC는 이날 경기 전까지 7연승으로 기세가 절정이었다. 12경기서 11승1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했다. 선발투수 구창모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리그 내 손꼽히는 좌완으로 떠오른 그는 지난해 후반 허리 피로골절로 주춤했다. 올해는 이를 악물고 돌아왔다. 앞선 두 경기서 각각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8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2승을 챙겼다.
이날도 ‘완벽’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피칭을 선보였다. 8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닝 별 투구 수가 경이로웠다.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손쉽게 유도해 어깨를 아꼈다. 총 투구 수 100개로 피칭을 마쳤다(스트라이크 70개). 패스트볼(47개)을 중심으로 슬라이더(23개), 포크볼(20개), 커브(10개)를 골고루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시속 150㎞였다.
1회 볼넷과 적시타로 1실점했을뿐 이후엔 흠잡을 데 없었다. 2회부터 4회까지 모두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5회 선두타자 김재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무사히 넘어갔다. 6~8회 역시 삼자범퇴였다.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의 호투도 용호상박이었다. 두산은 시즌 초반 마운드 불안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팀 평균자책점이 최하위(6.14)다. 보직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흔들렸다. 선발은 짧은 이닝 많은 실점으로 고개를 떨궜고, 불펜은 번번이 불을 질렀다. 그나마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발투수가 최대한, 최소 실점으로 버텨줘야 했다.
플렉센은 이날 외인이자 에이스로서 책임감을 발휘했다. 개인 최다 이닝과 최다 탈삼진을 경신했다.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1실점을 올렸다. 총 투구 수는 108개였다(스트라이크 74개). 최고 구속 시속 152㎞인 패스트볼(59개)을 주로 던졌다. 커브(17개), 커터(15개), 체인지업(10개), 슬라이더(7개)를 섞었다.
4회 상대 양의지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으나 그 외에는 스스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필요할 때마다 삼진과 땅볼을 유도했다. 8회 선두타자 강진성을 내야 안타로 내보낸 뒤 2아웃을 잘 잡았다. 이후 박민우를 자동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알테어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11회 연장 접전 끝에 두산이 대타 박세혁의 끝내기로 2-1 승리를 챙겼다. 승패를 떠나 양 팀 선발투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낼만한 경기였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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