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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타] ‘본 대로 말하라’ 김바다 “데뷔작에 살인마, 섬세하고 치밀하게 준비했죠”

입력 : 2020-03-30 10:56:13 수정 : 2020-03-30 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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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김바다가 그 누구보다 강렬하게 데뷔작을 장식했다. 

 

최근 종영한 OCN ‘본 대로 말하라’는 모든 것을 잃은 천재 프로파일러 오현재(장혁)와 한 번 본 것은 그대로 기억하는 능력을 갖춘 형사 차수영(최수영)이 죽은 줄 알았던 연쇄 살인마를 추적하는 서스펜스 스릴러. 잔인한 살인마 신경수로 출연한 김바다는 ‘그놈’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망설임 없이 죽음을 택하며 충격을 안겼다.

‘본 대로 말하라’는 김바다의 첫 드라마다. 스포츠월드와 만난 김바다는 처음 들어온 회사의 첫 번째 오디션, 그렇게 살인마 신경수를 만났다고 말했다. ‘그놈’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신경수는 시청자의 의심을 샀다. 그만큼 인상적인 살인마였다. 그는 살인마의 잔인함과 더불어 싸이코틱한 캐릭터의 내면을 다각도로 표현해냈다.

 

연극, 뮤지컬 등 무대 연기에 익숙했던 그이기에 첫 도전에서 오는 부담감도 있었다. 오디션 처음부터 신경수 역을 준비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 조금 의외로 느껴지기도 했다고 답했다. 대부분 살인 행각은 과격하고, 폭력적이고, 또 쇼킹하다. 나아가 신경수는 기자 이보광으로 신분을 숨기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만큼 예상치 못한 ‘다른’ 모습이 필요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김바다가 떠올린 ‘살인’은 섬세하고 치밀했다. 느릿느릿 차분한 톤을 떠올려 신경수를 완성해 나갔다.

 

‘본 대로 말하라’를 보면서 김바다의 입모양이 궁금했다. 얼굴이 드러나기 전 ‘신경수’에 대해서는 유추할 수 있는 건 그의 입꼬리 뿐이었다. 그는 “화면에 나온 것처럼 입만 찍은 건 아니다”라고 웃어보였다. 4화까지 그의 얼굴까지 모두 촬영했다고. 하지만 그의 얼굴 공개 시점은 대본에 나온 것보다 후반부였다. “눈썹 연기까지 했었다”며 아쉬움을 보였지만 “막상 화면에 나오니 민망했다”라고 돌아봤다. 자신의 첫 드라마. 큰 TV화면으로 자신의 얼굴을 직면하는 건 처음이었다.

“너무 감사했죠. 배우로서 언젠가 이런 장르물, 이런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었어요. 저같은 신인 배우에게 이런 역할을 맡는 건 쉬운 일이 아니예요.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신경수는 시청자가 본적 없는 얼굴을 찾고 계셨다고 하더라고요. 다행인 것 같아요.”

 

신경수는 낚시줄 하나로 거구를 쓰러트려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숙달된 근력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 이 인물에게 느껴지는 묘한 서늘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오히려 반대되는 것들을 떠올렸다. 놀랍게도 클래식 음악이 인물을 고안해 내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폭력적인 장면에서 서정적인 감정을 떠올렸다. 신경수를 연기하기 위해 인물을 이해하고자 했고, 그가 행동하는 속도까지 고려해 연기했다.

 

피가 난무하는 작품이었지만 현장은 되려 밝았다. 김바다는 “그래서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제작진의 배려도 그를 감동하게 했다. 살인 장면을 촬영할 때면 끊지 않고 촬영을 이어갔다. 덕분에 연기 호흡이 끊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연극 무대가 익숙한 김바다에게는 정말 감사한 배려였다. 현장 상황에 따라 변하는 환경도 배우와 제작진의 원활한 소통 덕에 물흐르듯 흘러갔다. 

 

김바다는 연극 ‘오펀스’, ‘언체인’, ‘나쁜자석’, ‘벙커 트릴로지’, 뮤지컬 ‘이선동 클린센터’, ‘무한동력’, ‘카리마조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에 출연한 ‘대학로 슈퍼루키’다. 이달 초부터는 창작 뮤지컬 ‘데미안’에 합류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무대에 익숙한 그가 경험한 드라마 촬영 현장은 어땠을까. 김바다는 “드라마는 시간의 흐름대로 연기할 수 없다. 배우 스스로 이야기와 인물에 대해 정리를 잘 해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라고 표현했다. 반면 정리만 잘 되어 있다면 마치 책장에 꽂아둔 책을 찾아보듯 그날 그날 꺼내어 활용할 수가 있다고. 시간의 흐름대로, NG없이 흘러가는 연극 무대도 익숙해졌고, 이번 작품을 통해 드라마 촬영 현장의 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고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다만 초반에는 카메라와 움직임을 같이 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그 때마다 큰 힘이 된 건 카메라 감독의 친절한 설명과 선배 장혁의 조언이었다. “액션 연기를 하다보면 카메라 앵글에 벗어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장혁 선배님이 항상 잡아주셨죠. 연극 무대에 익숙하다 보니 카메라 안에서 연기하는 게 익숙하지 않더라고요. 시선 처리부터 대사까지 다 맞춰주셨어요. 카메라 앵글 밖에서도 동선에 맞게 매번 붙어 주셨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무대와 드라마 연기 모두 그에겐 즐거운 경험이었다. 상상에 의존하기 보단 현실에 가까운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카메라 안이 더 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김바다는 “그런 부분에서 오는 자극이 있었다. 차 사고도 리얼로 구현하고, 여러번 하기 어려운 연기도 편집해서 쓸 수 있었다”고 이유를 찾았다. 

 

‘본 대로 말하라’를 통해 강렬한 첫 드라마 신고식을 치렀다. 지금 김바다에게 드라마는 ‘더 경험해 보고 싶은’ 매체다. 연극과 드라마 어느 쪽에 무게를 둬야 할까 고민도 했었지만, 최근 배우 진선규가 출연하는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를 관람한 후 결론에 다다랐다. 선배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니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불필요한 걱정으로 느껴졌다고. 

 

“묵묵히 갈 길을 가는 선배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은 경험하고 배워야 할 게 훨씬 많으니까 내게 주어진 것들을 열심히 해내고 싶어요. 살인마로 출연하긴 했지만 마냥 무섭지만은 않아요. 첫 작품을 통해 센 역할을 했으니, 결이 다른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본 대로 말하라’ 오디션 당시 그는 존경하는 배우로 ‘김혜자’를 꼽았다. 당시에도, 지금도 그의 마음 속 1등은 배우 김혜자다. 김바다는 지난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혜자의 수상 소감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다”고 말했다. 한 사람의 배우로서 지금 우리가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고 또 어떤 슬픔을 느끼며 살아가는지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 배우 김바다도 보는 이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빅픽처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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