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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바이러스 지방질 파괴… 살도 ‘쏙’ 빼줄까?

입력 : 2020-03-26 03:05:00 수정 : 2020-03-25 23: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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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천적으로 ‘비누칠’을 들 수 있다. 비누 속 계면활성제가 바이러스를 감싼 지방질을 파괴함으로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비누칠로 살을 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는 상상일 뿐, 비누칠 자체만으로 살을 뺄 수는 없다.

 

비누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힘의 원천은 바이러스를 보호하는 지방질을 파괴하는 것에서 비롯한다. 바이러스 표면에는 사람 세포에 붙어 감염을 일으키는 돌기 형태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존재한다. 이 단백질은 바이러스 가장 바깥쪽 방어막 역할을 하는 지방질 성분의 ‘엔벨로프’에 달라붙어있다.

 

비누의 계면활성제는 엔벨로프를 녹여 바이러스 활성화를 막고, 물은 바이러스와 세균을 흘려보낸다. 전문가들은 엔벨로프에 구멍이 뚫리면 그 바이러스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최근 이같은 사실이 조명되며 다소 엉뚱한 공상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비누가 지방질을 깨뜨리는 역할을 한다면, 샤워할 때 비누칠을 많이 할수록 살이 빠지지 않을까?’ 같은 재미난 상상에 빠지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답은 ‘NO’다.

 

손보드리 365mc 강남본점 대표원장은 “비누가 지방을 제거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며 “비누 성분이 피부로 흡수되고, 다른 조직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지방세포만을 타깃으로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허벅지·팔뚝 등을 통통하게 만드는 피하지방은 바이러스를 감싼 지방질의 막과 결이 다르다. 피부 밑을 채운 지방세포가 많을수록 몸의 부피가 커지는데, 이는 비누 속 계면활성제가 지우는 ‘기름기’와는 다른 존재다.

 

결국 체지방을 제거하는 데 비누칠은 전혀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체지방은 특정 약물에 의해 녹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지방세포를 제거하려면 지방흡입 등 직접적으로 지방세포를 몸 밖으로 추출해야 한다.

 

손 대표원장은 “비만 치료를 위해 행해지는 지방분해 주사도 지방세포를 직접 없애는 게 아닌 지방세포 크기를 줄이는 데 그친다”며 “지방세포를 영구히 제거하려면 캐뉼라로 지방세포를 추출하는 지방흡입수술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다이어터들의 이같은 절실한 마음을 이용한 ‘다이어트 비누’가 존재했던 적도 있다.

 

1990년대 말 일본의 한 기업은 ‘샤워하는 것만으로도 살을 빼주는 비누’를 선보였다. 당시 해당 업체는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피하지방이 줄었다”고 광고했고, 비누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는 중국에서 수입한 평범한 비누였다. 일본의 유명 작가 나카무라 우사기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광고에 혹해 중국의 3000년 신비가 낳았다는 살 빠지는 비누를 2000엔에 구입했는데, 알고 보니 중국에서 100엔에 팔리던 싸구려 비누였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전혀 날씬해지지도 않았다. 

 

손 대표원장은 “이처럼 입증되지 않은 업체의 허위 광고만을 믿고 다이어트 제품을 사용할 경우, 체중 감량이 불가능한 건 물론 피부 손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비누나 보디클렌저는 ‘화장품’일 뿐, 신체를 개선할 수 있는 의약품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거나, ‘신체 일부를 날씬하게 한다’는 문구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보디슬리밍’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온 비누·클렌저·로션 등 화장품은 비만 치료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물론, 열심히 운동한 뒤 비누로 꼼꼼히 샤워하는 것은 날씬한 몸에 한 발짝 더 다가가도록 돕는 요소다.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다이어트에도 과유불급의 원칙이 적용된다”며 “검증되지 않은 의문스러운 다이어트 방법으로 몸을 해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건강한 몸매 관리법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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