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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앓는 ‘계춘할망’과 손녀의 특별한 이야기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 이야기]

입력 : 2020-02-25 17:54:30 수정 : 2020-02-25 17: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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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 혜지(김고은 분)와 할머니 계춘(윤여정 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계춘할망’은 2016년 영화이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혜지는 계춘을 ‘할망’이라 부르며 따라다니고, 계춘은 그런 혜지를 보면서 살아가는 할머니와 손녀 사이다. 하지만 계춘은 순간적으로 어린 혜지를 시장에서 잃어버리고 만다. 그러다 기적적으로 12년 만에 잃어버린 혜지를 찾게 된다.

자생한방병원장

손녀에 대한 사랑과 어린 손녀를 잃어버렸다는 미안한 마음으로 지극 정성으로 혜지를 돌보며 생활하지만, 미술에 소질이 있던 혜지는 미술경연대회를 참가한다고 서울로 떠난 후 다시 홀연히 사라진다.

손녀와의 두 번의 이별은 계춘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결국 치매라는 병을 얻게 된다. 영화 말미에는 계춘과 혜지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가족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머리로는 노인 돌봄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계춘과 같은 치매 환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2015년 38만6607명에서 2018년 51만1931명으로 약 25%(12만5324명)이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가 10년 뒤인 2030년에는 약 127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치매 환자의 대부분은 노인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로 진입한 만큼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치매는 일단 걸리면 전반적으로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과 고등 정신기능이 떨어지는 복합적인 증상을 말한다. 현재까지 완벽한 치매 치료법은 없지만, 새로운 약물 치료제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점차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다.

치매 치료는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치료의 목표와 방향도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유지시키는 쪽으로 설정한다.

치매 노인들은 그림 그리기와 자수 등 간단한 취미 생활을 통해 손의 감각을 유지하고 가벼운 걷기 운동으로 신체의 건강을 관리하는 게 좋다. 또 두뇌 활동을 위해 신문이나 잡지를 매일 읽을 것을 추천한다. 기억력 유지를 위해서는 일기를 쓰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2019년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이 한방의 치매 질환 처방인 ‘보중익기탕’과 ‘황련해독탕’이 치매 치료에 효능이 있음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침치료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연구를 통해 입증되면서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키는데 침치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물론 이같은 관리는 배우자나 자녀들이 치매 노인들 잘 돌봐줄 때나 가능한 일이다.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치매 노인들을 위해 정부에서도 치매국가책임제를 공식화하고 다양한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이 이들을 돌봐줄 시설의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치매 노인으로 인해 ‘간병퇴직’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참 일할 나이에 직장을 나오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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