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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의 키움 슝슝] 왜 튜브를 메고 있어?… 연구하는 코치진에 ‘엄지 척’

입력 : 2020-02-24 11:30:00 수정 : 2020-02-24 16: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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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대만)=권영준 기자] “물 채웠어? 그럼 어깨에 메고, 스윙해보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대만 가오슝의 등청후 야구장. 그라운드에 나온 몇몇 선수들이 물이 채워진 원기둥 모양의 튜브를 어깨에 짊어진다. 그리고 방망이를 잡고 몸통 회전으로 수차례 스윙 연습을 반복한다. “도대체 저것이 뭐죠? 왜 튜브를 매고 있어요?” 생소한 훈련 도구에 궁금증이 생겼고, 강병식 키움 타격 코치에게 물었다. 얇은 미소를 지은 강병식 코치는 “스윙할 때 밸런스 잡아주려고 개발한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개발’이었다. 코치진이 연구해서 새로 만들어낸 훈련법이다. 보통 훈련 도구를 도입할 때는 기존에 해오던 것, 아니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용하고 있는 도구를 구매해 국내 구단에서 접목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키움 코치진은 선수단의 기량 향상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했다. 강병식 타격 코치를 중심으로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 오윤 코치가 합작해 만들어냈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키움의 4번 타자 박병호는 겨우내 한 센터에서 개인 운동을 꾸준히 진행했다. 박병호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강병식 코치가 이 센터를 찾았다. 그곳에서 이 원기둥 모양의 튜브를 메고 운동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 튜브의 정식 명칭은 ‘아쿠아 백’이다. 아쿠아 백은 보통 코어 트레이닝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원기둥 튜브 안에 물을 3분의 1 정도 채워서 어깨에 짊어지고 몸통을 좌우로 회전하면서 코어의 힘을 키운다. 이를 통해 협응력(신체 운동 기관 및 근육이 서로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신체 밸런스를 잡아준다.

박병호를 상태를 체크하러 갔다가 우연히 아쿠아 백 트레이닝을 목격한 강병식 코치는 김창현, 오윤 코치와 함께 대화를 나눴고, 이 훈련법에 타격 스윙을 접목한 것이다.

 

키움 외야수 허정협은 “아쿠아백을 메고 스윙을 할 때 몸이 흔들리면 물이 크게 출렁거려 몸이 버티지 못한다”라며 “스윙 밸런스를 잡아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코어운동에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드로 키움에 합류한 박준태, 신인 외야수 박주홍도 이 훈련을 스프링캠프 내내 진행했다. 박준태는 지난 23일 라쿠덴 몽키스(대만)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포를 작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는 “사실 이 훈련은 트레이닝 파트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술 파트도 아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이 훈련을 통해 정확한 중심이동, 밸런스, 몸통의 스윙 스피드 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병식 코치 역시 “올해 처음 도입했는데, 선수들이 만족하는 것 같다”라며 “선수들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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