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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투손]“봤어요?”…이강철 감독의 자신감, 무르익는 투손 마운드

입력 : 2020-02-15 13:00:00 수정 : 2020-02-15 19: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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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투손(미국) 전영민 기자] “봤어요?”

 

야수조와 투수조가 함께 몸을 푼 뒤 다른 연습구장으로 흩어지자 이강철(54) KT 감독은 중간 지점인 인도에 서서 양쪽을 살폈다. 한쪽에서 캐치볼을 마친 투수조가 불펜 피칭을 위해 이동하려 하자 이 감독은 “한 번 가보시라”고 가리켰다. 투수조의 현재 투구 페이스를 직접 눈으로 보라는 의미였다. “오케이! 좋다!”라는 포수들의 외침이 극에 달할 때쯤 이 감독이 다가와 “봤어요?”라고 재차 물었다. 투수조에 대한 만족감이 묻어나는 세 글자였다.

 

지난해 KT의 반등 비결은 마운드였다. 외인 선수 두 명과 배제성, 김민 등이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선발 투수가 최소 5이닝만 버텨주면 계산이 섰다. 정성곤-주권-김재윤-이대은까지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는 다른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았다. 김민수, 손동현 등은 언제든 등판 가능한 상태로 대기했다. 선발 불펜계투조 모두 한 명이 부상으로 이탈해도 바로 공백을 메운 덕에 KT가 후반기에 연승을 내달릴 수도 있었다. 야수들의 활약이 뒷받침되면서 추가 동력을 얻었지만 이강철호의 엔진은 분명 투수진이었다.

그런데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진행 중인 1차 스프링캠프부터 투수들이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빈틈을 만들려는 자원들이 눈에 불을 켰다. 지난 2016 드래프트 1차 지명 출신 박세진은 높은 존을 공략하는 패스트볼로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2019시즌을 마친 뒤 이숭용 단장의 군 입대 제안을 "감을 잡았다"며 자신 있게 뿌리쳤는데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소형준도 이 감독을 놀라게 했다. 보통 신인이라면 불펜 피칭에서 주눅이 들거나 힘이 과도하게 들어가 공이 땅에 꽂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감독이 지켜본 2주 동안 소형준의 공은 모두 스트라이크존 안에 형성됐다. 박승민 투수 코치는 “선수들이 생각을 하고 몸을 만들어온 점이 좋다. 그리고 다들 꽃을 피울 시기가 된 것 같다. 아직 올 시즌이 시작을 안했지만 작년보다 더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번 캠프도 정말 잘 준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스타는 없다. 캠프에서 이 감독의 기대를 받고 있는 안현준(개명 전 안상빈)이나 하준호 등 1군 마운드에서 뚜렷한 인상을 남긴 적이 없다. 그러나 수준급 자원들이 하나의 줄로 이어져 끊어지지 않는다. KT는 이번에도 별다른 소리 없이 강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엔 마운드의 힘으로 날갯짓을 했다면 올 시즌에는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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