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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보는 야구]알칸타라, 두산과 잘 어울릴까

입력 : 2019-12-11 17:00:00 수정 : 2019-12-11 17: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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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62승. 두산의 두 외국인 투수가 두 시즌동안 거둔 승수의 합이다.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는 2018시즌부터 두산의 원투펀치로 짝을 이뤄 팀 승리의 1/3 이상을 책임졌다. 두 투수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은 이 기간 동안 한 차례 통합우승과 준우승을 이뤘다.

 

 하지만 2020년부터 잠실야구장에서 그들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해외 진출과 메디컬 이슈가 발목을 잡았다. 두산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8일 크리스 플렉슨(25)을 총액 100만 불에 영입하며 비어있는 두 자리 중 하나를 채웠다. 남은 한 자리는 아직 고심 중이다. 일각에서는 올 시즌 kt에서 뛰었던 알칸타라를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과 리그 최정상급이라 평가받는 두산 수비진이라면 올해 거둔 11승 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다.

 

 알칸타라는 193㎝, 100㎏의 탄탄한 체격을 가진 우완 정통파 투수다. 140㎞ 초반대의 싱커, 130㎞ 초반대의 체인지업, 130㎞ 중반대의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주로 130㎞ 초반에 형성되는 커브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위해 간간히 섞는 수준이다. 주 무기는 우타자 몸 쪽으로 파고드는 싱커성 움직임을 보이는 속구로 구사율이 60%에 달한다. 알칸타라는 150㎞대를 넘나드는 빠른 속구를 앞세워 타자를 윽박지르는 투구를 펼친다. 신체조건은 비슷하지만 140㎞ 중반대의 커터를 주 무기로 사용하는 린드블럼(195㎝, 105㎏)과 후랭코프(195㎝, 95㎏)와는 분명 다른 유형이다.

 이러한 투구 특성은 타구 비율 분포에서 잘 드러난다. 우선 헛스윙과 볼의 비중이 적다. 유인구보다는 스트라이크존으로 우겨넣는 피칭을 주로 했다는 뜻이다. 반대로 인플레이타구와 파울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 보인다. 자신의 구위를 믿고 적극적인 승부를 했고 이에 타자들이 반응한 까닭이다. 필드 안 타구 발생 자체가 많은, 이른바 맞혀 잡는 유형의 투수는 수비의 영향을 많이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알칸타라와 두산 수비진과의 시너지가 특히 더 기대되는 이유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높은 파울 비율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알칸타라에 대해 결정구가 없어 한 번에 무너지는 경우가 생긴다고 평했다. 타자들도 150km 이상의 속구를 자주 보면 노림수를 가지고 공을 치게 된다는 것이다. 높은 파울 비율과 낮은 헛스윙 비율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알칸타라는 속구보다 변화구의 피안타율이 더욱 높았다. 속구 피안타율은 0.273이었고 피OPS는 0.706이었는데 변화구 피안타율은 0.287, 피OPS는 0.753였다.

 데이터를 통해 살펴 본 투구 특성 상 현재 투구 패턴으로도 알칸타라의 잠실 입성 효과는 생각보다 좋을 수 있다. 게다가 이미 많은 구종을 구사할 줄 아는 알칸타라가 한 가지 결정구로 사용할 구종을 다듬는다면 완성형 투수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시즌 성적만으로 당장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리그 MVP와 2년 동안 27승을 거둔 투수가 빠져나간 공백을 당장 메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한 자리를 새로운 얼굴로 선택한 만큼 남은 한 자리는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지일 수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자료제공=(주)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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