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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엿보기]절벽 앞에 선 삼성생명, 버티기보다 점검이 먼저입니다

입력 : 2019-12-11 13:00:00 수정 : 2019-12-11 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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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정말 힘들어지겠네요.”

 

 지난 4일 임근배(52) 삼성생명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던 중 김한별(33)이 발목을 절뚝였다. 김한별은 이미 발목 상태가 좋지 않던 상황이었다. 상대 선수와 충돌하고 한동안 코트에서 통증을 호소한 김한별은 벤치에 교체 사인을 냈다. 다행스럽게도 트레이닝 파트가 바로 발목 상태를 점검했고 김한별은 다시 코트에 나섰다. 패배에도 임 감독이 웃을 수 있던 이유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웃음이 악몽으로 바뀌었다. 지난 9일 신한은행전에서 김한별이 넘어졌다. 멀리서 보기에도 상태가 심각했다. 한채진(신한은행)의 골밑 돌파를 막기 위해 파울로 끊었는데 넘어지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부딪혔다. 땅을 짚으려던 김한별의 팔은 상대 선수의 다리에 겹쳐지면서 꺾였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생긴 악재였다. 이튿날 김한별은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고 약 2~3주 휴식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았다.

 

 얼마 전 리네타 카이저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외국인 선수 없이 네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결정이 났을 때까지 임 감독은 태연했다. “국내 선수들을 고루 활용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 외국인 선수의 실력이 곧 팀의 성적을 좌우할 수 있는 여자농구 특성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았지만 임 감독은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려 애썼다. 선수들에게도 정신 무장을 강요하지 않았다. 팀의 사정을 스스로 체감하고 행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여자농구 대표팀에서 부상을 입은 후 무릎 수술을 마치고 복귀한 박하나는 여전히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 제몫을 다하는 윤예빈도 조금씩 체력적 한계가 드러나는 상황이다. 냉정히 말해 김한별이 빠진 상황에 믿을 사람은 배혜윤뿐인데 힘은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임 감독의 지도력이 물이 올랐다고는 해도 지금 전력 구성으로 무언가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

 

 위기라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다. 삼성생명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버티기가 아니다. 그간 주축 선수 한 명이 빠질 때마다 나머지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렸고 결국 줄부상으로 이어졌다. 한 명이 부상을 털고 돌아오면 다른 한 명이 이탈하는 악순환을 끊어내는 것이 먼저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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