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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오지환의 밀당, 주도권 빼앗긴 LG

입력 : 2019-12-09 07:00:00 수정 : 2019-12-09 07: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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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FA 오지환(29)의 밀고 당기기, 그 사이 LG는 주도권을 빼앗겼다.

 

오지환과 LG의 줄다리기가 사실상 끝났다. 오지환 측은 최근 원소속팀인 LG와의 네 번째 협상 자리에서 “구단이 계약 내용을 결정하면 그대로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측에 ‘백지위임’을 한 셈이다. LG와 오지환은 서로를 원했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오지환 측이 계약기간 6년을 제시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미국 출장 중인 차명석 단장이 14일 귀국하면 협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냉정히 말해 오지환은 ‘S급’이라 보기 어렵다. 2009년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오지환은 11시즌 동안 1군 무대에서 통산 타율 0.261을 기록했다. 포지션 특성 상 수비 쪽에 무게가 쏠려 있다고 하지만, 결정적인 실책으로 인해 고개를 숙이는 장면도 여럿 연출했다. 병역혜택 논란으로 인해 비난의 목소리가 큰 데다, 시장 반응이 뜨거운 것도 아니었다. 내야진 보강을 원하는 팀들은 있었지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구단은 없었다. 대박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줄곧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처음부터 구단의 패를 오픈한 것이 악수가 됐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LG는 오지환을 잔류시키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차명석 단장은 “타 구단이 오지환을 데려가려면 50억 이상을 써야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보상금액까지 포함된 금액이라 실제 제시될 금액은 40억 안팎으로 추정되지만, 어느 순간부터 50억은 하나의 기준점이 됐다. 그만큼 선수의 눈은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오지환은 남기로 했지만, LG의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어떤 결정을 하듯 그로인한 모든 후폭풍은 LG가 오롯이 받아내야 한다. 한 바탕 잡음을 겪었음에도 LG는 오히려 이번 일로 인한 마이너스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LG는 앞서 ‘베테랑’ 정근우를 영입했다. 잠시 외야수로 외도했다 하더라도 2루수로서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자원이다. 오지환 역시 이러한 팀 사정을 모르지 않았을 터. 이번 백지위임을 두고 오히려 오지환 측이 영리한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찬바람이 쌩쌩 부는 FA 시장 분위기, 하지만 이를 잘 읽지 못하는 LG에겐 별다른 이점이 되지 못하고 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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