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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2-01 13:00:00, 수정 2019-12-01 13:11:56

    [SW의눈]한국 농구는 팬이 필요하지 않나요

    •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내가 이래서 국내농구를 끊었다.’

       

       수년간 농구 관련 커뮤니티에서 유행어처럼 번진 말이다. 경기력뿐 아니라 사소한 논란 등으로 팬들은 농구를 등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농구계에 새로운 논란이 생겼다. 김승현(41) SPOTV 해설위원이 농구팬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분노를 자극했다.

       

       일주일 전으로 시간을 돌려보자. KCC는 지난 23일 ‘팬서비스 논란’의 중심에 섰다. KGC전을 마친 후 선수들이 퇴장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노출됐다.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향하는 통로 옆 난간에 서있던 어린이 팬이 손을 내밀어 하이파이브를 요청했다. 라건아와 한정원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꼬마 팬을 외면했다. KCC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이슈를 진화했다. 다음 홈경기에서 해당 어린이 팬과 사진을 찍겠다고 설명했다.

       

       일주일이 지나 김 위원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김 위원은 지난 29일 EBS 팟캐스트 ‘우지원 김승현의 농구농구’ 21화에서 “NBA를 굉장히 즐겨보는 농구인으로서 아이들이 하이파이브를 해달라고 해서 모든 선수들이 다 해주지 않는다”며 “점수 차가 30점 넘게 지게 되면 선수들이 의욕이 상실되고 화가 많이 난다. 부모님이 그날만큼은 하이파이브를 하지 말도록 뒤에서 잡아줬으면 어땠을까. 하이파이브를 할 기분이 누가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김 위원의 발언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 일은 한 선수 혹은 한 팀만을 생각할 일이 아니라 농구 전체로 시선을 넓혀 봐야 한다. 암흑기에 빠졌던 농구는 올 시즌부터 다시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선수들과 구단, 한국농구위원회(KBL)가 갖은 노력을 합쳤다. 구시대적인 농구를 일정 부분 버리고 팬들과의 접점 확대를 통해 새로운 판을 만들었다. 일부 선수들은 과도한 세리머니까지 자처하면서 팬들의 반응을 유도해왔다. KCC 선수들의 행동은 한 명의 어린이 팬이 아니라 한국농구계 전체의 노력을 반감시킨 것이다.

       물론 김 위원의 발언이 무조건 틀린 말은 아니다. 선수도 선수만의 상황이 있다. 당시 선수들은 훈련에 이어 경기까지 소화하느라 체력이 모두 소모된 상태였다. 트레이드를 통해 단숨에 우승후보라고 불리던 중 대패를 당해 심리적 충격이 큰 점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요인들이 불성실한 팬서비스의 변명거리가 될 수 있을까. 거꾸로 말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거나 승리를 챙겼을 때만 팬서비스를 한다면 그것도 문제이지 않을까. 농구로 보답하지 못해 생기는 공백을 채우는 것은 팬들과의 호흡이다. 그래서 팬들은 패배가 뻔한 경기에도 경기장을 찾는다.

       

       부정적인 이슈와 논란은 사건에 대한 관심만을 불러온다. 직접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긍정적인 요소에 반응하고 재미를 느낀다. 한국 농구는 팬이 필요하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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