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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1-20 18:03:24, 수정 2019-11-20 18:56:46

    컴퓨터와 게임의 ‘과거·현재·미래’를 만나다

    ‘넥슨컴퓨터박물관’ 개관 6년 / 아시아 최초 컴퓨터 박물관 / 누적 관람객 100만 명 돌파 / 1세대부터 첨단 IT기기까지 / 소장 작품 무려 7000점 주목 / 최윤아 관장 “소통·교감 쭉”
    • 넥슨컴퓨터박물관이 개관 6년만에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그리고 해외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아와 게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직접 경험하고 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의 자랑인 오픈 수장고.

      [김수길 기자] 국내 최대 게임 기업 넥슨을 창립한 김정주 현 엔엑스씨(NXC, 넥슨의 지주회사) 대표는 지난 2013년 7월 말 제주에서 “처음 입학한 전자계산기공학과가 3학년 때 컴퓨터공학과로 이름이 바뀌더군요. 30년이 흐르면서 컴퓨터가 TV보다 더 흔해지면서 이젠 컴퓨터공학과라는 이름도 없어진다네요”라며 아쉬워했다. 1994년 12월 회사를 세운 김정주 대표는 이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소멸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 역시 자신이 몸담고 있는 넥슨의 주력 상품인 게임 콘텐츠에 애착이 있었고, 이를 후세에 고스란히 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렇게 출발한 게 바로 넥슨컴퓨터박물관이다. 김정주 대표는 컴퓨터와 게임의 과거·현재·미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서, 동시에 박물관이 들어선 제주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도 남달랐다.

       

      박물관 전경.

      소중한 과거를 기억 속에 간직하려던 목표에서 시작한 넥슨컴퓨터박물관이 누적관람객 100만 명 시대를 맞으며 ‘아시아 최초의 컴퓨터 박물관’이라는 기존 타이틀 외에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았다. 당초 전문적인 성격이 가미된 까닭에 발전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나라 안팎에서 시선을 끌면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20일 넥슨에 따르면 매년 20만 명 이상이 넥슨컴퓨터박물관을 향하고 있다. 이는 국내 사립박물관 한해 평균 관람객수(12만 명,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집계)를 크게 상회하는 숫자다. 회사 측은 “컴퓨터와 게임이라는 특정적이고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넥슨컴퓨터박물관 내부.

      넥슨컴퓨터박물관은 4년이 넘는 준비 기간과 150억 원이라는 거금이 투입됐다.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제주를 택하면서 회사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지만, 김정주 대표의 설득과 의지가 투영되면서 2013년 7월 27일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공식 개관했다. 1세대 컴퓨터인 ‘애플Ⅰ’ 등 역사와 소장 가치가 큰 작품을 포함해 4000여점으로 문을 열었고, 활발한 기증·기탁과 취득 과정으로 지금은 7000점 가까이 소장품을 갖출 정도로 몸집을 불렸다.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으로 모습을 내비친 1970년대 중반의 발자취부터 가상현실, 로봇 공학 등 동시대의 기술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최첨단 IT 기기까지 소장품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3층에 위치한 ‘오픈 수장고’는 넥슨컴퓨터박물관의 자랑이다. 박물관이 보유한 각종 전시물을 수시로 전환해 공개하고, 방문객들의 제안을 통해 콘텐츠를 확대하는 심장과 같은 곳이다.

      전시회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

      넥슨컴퓨터박물관은 박물관 본래의 특징인 희소성에다 기억의 공유라는 두 갈래 축으로 조명받고 있다. 전 세계에 6대뿐인 구동 가능한 ‘애플Ⅰ’ 컴퓨터(1976년)뿐만 아니라 최초의 마우스인 ‘엥겔바트 마우스’(1964년), 아타리에서 제작한 세계 최초의 상업용 게임기인 ‘컴퓨터스페이스’(1971년) 등 컴퓨터 역사에 획을 그은 기기는 물론이고, 1970년대 슈팅게임인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s)’, ‘갤라가(Galaga)’에서 VR(가상현실) 게임까지 즐비하다. ‘애플Ⅰ’의 경우 엔엑스씨가 2012년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7만 4500달러(약 4억 3000만원)에 낙찰 받았다. 네 번에 걸쳐 전시를 부분적으로 재단장했고, 주요 소장품의 정보를 검색·공유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도 내놨다. 관련 도서도 네 권이나 출간했다.

      또한 대부분 학창시절부터 컴퓨터를 사용했고 온라인 게임의 태동과 성장을 본 3040세대를 중심으로 본인이 체험한 컴퓨터가 전시된 사적기록의 공간이자 공유의 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내방객들은 ‘박물관 유리창 하나는 내가 끼웠다’, ‘박물관 벽돌 한 장은 내가 올렸다’ 같은 후기를 남기며 문화 소비자로서 자부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넥슨컴퓨터박물관 관계자는 “소장품이 인류사적 의미를 지닌 유물이면서도 개인적 경험이 진하게 담긴 추억의 일부가 되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어린시절 추억이 가득한 공간에서 애정을 갖고 몰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생들과 접점을 늘린 덕분에 앞서 6년간 전국 1500개 중·고등학교에서 찾을 만큼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수학여행의 성지로도 꼽힌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가장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박물관 중 하나다. 30여종의 교육 과정을 진행했고, 참여 인원은 10만 명을 웃돈다. 여기에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IT 진로교육인 ‘꿈이 iT니?’에는 전국 485개 학교에서 누적 3만여 명이 참가했다. 교사와 공직자, 기업들의 발길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넥슨 측은 “컴퓨터와 게임이 이끌어낸 무수한 변화를 박물관에서 만나보고, 컴퓨터를 기반으로 초고도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며 “게임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첨단 산업으로의 게임, 문화로서의 게임을 접하고,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했다.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오른쪽)와 최윤아 관장.

      한편, 컴퓨터 개발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2014년에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복원하기 위해 일명 ‘바람의나라 1996’ 프로젝트를 마쳤다. 김정주 대표를 비롯해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등 초기 개발자 7명과 ‘바람의나라’ 원작자 김진 작가가 동참했다. 당시 개발소스가 남아있지 않아 1998년과 1999년 소스를 바탕으로 역개발하는 절차를 거쳐 복원을 끝냈다. 2019년 7월에는 서울 종로 아트선재센터에서 온라인 게임 25주년을 기념해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라는 전시회를 주최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 온라인 게임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고, 게임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 변화를 제고하기 위해 기획됐다. 온라인 게임을 오프라인에서 만끽하는 새로운 전시 형태로도 회자됐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장은 “적극적인 소통과 교감으로 재밌고 유의미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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